고용불안 직장인, 부업도 『바늘방석』…업체 징계등 고심

입력 1996-11-10 20:29수정 2009-09-2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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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퇴직 등 고용불안정에 고민하는 직장인들 사이에 최근 부업을 갖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각 기업에서 이를 막기 위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직장인들에게 유행인 신종부업은 「다단계판매업」으로 근무시간이나 퇴근 후 짬짬이 전화나 컴퓨터통신으로 판매를 할 수 있어 인기라는 것. 그러나 각 기업체에서는 직원들이 업무시간에도 다단계판매에 매달리는 바람에 사원들간에 이질감이 생기고 근무분위기가 흐트러져 생산성을 저하시킨다며 단속에 나서 발각될 때에는 시말서제출 징계위원회회부 및 인사조치까지 단행하고 있다. S전자는 지난달 말 내사를 벌인 결과 상당수의 직원들이 암웨이 등 다단계판매업을 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사원들은 부업을 하지말고 가급적 회사일에 몰두하라」는 내용의 공문과 함께 간부들이 책임지고 직원들에게 이를 교육시키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 컴퓨터생산업체인 I사의 한국지사는 「직원들의 절반가량이 다단계판매업을 한다」는 말이 떠돌자 올해초부터 아예 신입사원을 뽑을 때 「다단계판매업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받고 있다. 국내 A증권사는 「다단계판매업을 하면 불이익을 당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최근 발각된 영업부의 K과장을 기존의 업무와 전혀 연관성이 없는 본사 사옥관리부에 배치하는 인사조치를 했다. 지난해 7월 합법화한 다단계판매업은 기존의 불법 피라미드방식과는 달리 가입과 탈퇴에 강제성이 없고 회원가입비가 없다는 점에서 『대기업 과장급 이상 40대 직장인들사이에 퇴직후 각광받는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 업계관계자들의 말이다. J은행 K씨(40)는 『직장생활 14년째를 맞았으나 지난해부터 명예퇴직대상으로 선정돼 노후대책차원에서 다단계판매업을 시작했다』며 『금융업계 고위 간부들간에 다단계판매업이 널리 퍼져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블방송사에 재직중인 柳모씨(30)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다음날 근무에 지장을 준다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퇴근후에 하는 부업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고용불안 등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는 사업주의 잘못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韓正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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