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병실 색깔이용한 심리치료 『컬러테러피』

  • 입력 1996년 10월 17일 10시 15분


「羅成燁기자」 병원 건물 내부의 색깔을 이용해 마음의 병을 고치는 「컬러테러피 」 병원이 늘고 있다. 컬러테러피란 정신과 치료에서 환자와 의사소통을 할 때 색깔을 이용하는 심리치 료법. 환자의 심리상태를 분석하기 위해 색연필이나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게 한 뒤 이를 분석한다. 언어의 한계를 색깔로 극복한다는 것이다. 정신과 의사는 환자를 안정시키기 위해 치료실 분위기를 달리한다. 우울증이나 자 폐증으로 위축돼 있는 사람은 밝고 선명한 색깔로 장식한 방에서,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은 연한 하늘색이나 연두색 방에서 치료한다. 최근 인테리어를 꾸미는 병원들은 이같은 컬러테러피 기법을 응용, 환자에 따라 실내 색채를 달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도색작업을 시작한 신촌 세브란스병원은 기존의 회색페인트를 벗겨내 고 각 과를 찾는 환자의 심리를 고려해 색깔을 선택했다. 병원을 무서워하는 어린이들이 많은 소아과는 어린이의 색채감각을 키워주고 흥을 돋울 수 있도록 빨강 파랑 노랑 초록의 원색으로 장식했다. 「집을 떠나왔다」는 느낌을 갖지 않도록 입원실은 안락한 느낌을 주는 맑은 파스텔톤을 사용했다. 치과치료를 받고 있는 유부자씨(53·서울 서대문구 대현동)는 『실내장식이 산뜻 해 도무지 병원같지가 않고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최근 개원한 서울 삼성동 강남백병원의 접수창구는 고급호텔을 방불케 한다. 부드 러운 연두색 카펫을 깐 대기실은 원목으로 장식했고 환자들이 서로 마주 볼 수 있도 록 핑크색 소파를 둥글게 배열했다. 간호사들은 반바지형 치마인 연두색 큐롯과 셔츠, 흰색 조끼를 입는다. 이외에 입 원실의 침대 블라인드 커튼도 환자의 색채심리를 고려해 색을 선택했다. 세브란스병원과 강남백병원의 색깔 선택에 자문을 맡은 한성대 신인숙교수(의상학 과·색채이론)는 『병원의 대표색인 흰색과 회색계통은 몸이 아파 병원을 찾는 환자 의 심리를 더욱 위축시킨다』며 『편안한 병원 분위기는 환자들에게 안정감을 줘 치 료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집같은」 병원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7일 문을 여는 신촌세브란스 안이비인후과병원도 인테리어에 이 개념을 적용했고 현재 건설중인 의료보험관리공 단 일산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신관, 도색작업을 앞둔 대구 동산병원 등이 컬러테러피 병원을 표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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