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열겠다는 도쿄올림픽, 그러나 ‘어떻게는’ 여전히 물음표

  • 뉴스1
  • 입력 2021년 3월 11일 10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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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에 성공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2020 도쿄 올림픽을 ‘어떻게든’ 치르겠다고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어떻게’ 치를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바흐 위원장은 10일(현지시간) 열린 제137차 IOC 총회 투표에서 단독 후보로 출마해 사실상의 만장일치로 연임에 성공했다. 그의 임기는 2025년까지다.

4년 간 더 IOC를 이끌게 된 바흐 위원장은 가장 먼저 도쿄 올림픽 취소 가능성을 일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1년 연기된 올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IOC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자 지난해 3월 24일에 도쿄 올림픽의 ‘1년 연기’를 결정했다. 제1·2차 세계대전으로 1916년, 1940년, 1944년 하계 올림픽이 취소된 적은 있어도 대회 연기는 1896년 창설된 이래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시간이 제법 많이 지났으나 전 세계는 여전히 코로나19 위험 아래에 놓여있고 때문에 올해 예정된 도쿄 올림픽도 힘들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왔다. 일본 내 확진상황데 부정적 여론을 키웠다. 하지만 바흐 위원장은 단호했다.

그는 “도쿄는 가장 준비가 잘 된 올림픽 개최지다. 문제는 올림픽이 열릴지가 아니라 어떻게 대회를 치를지”라며 “현재로선 7월 23일에 (도쿄에서) 올림픽 개막식이 열릴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전한’ 올림픽 개최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바흐 위원장은 “지난해 9월부터 270개 이상의 월드컵,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대회가 열렸는데 3만여 명의 선수에 대한 20만여 건의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다. 이중 단 한 명의 확진자도 없었다. 이는 대규모 국제행사가 모든 사람의 건강을 보호하면서 조직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도쿄 올림픽이 정상적으로 열릴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무엇보다 일본 내부적으로 안전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월부터 긴급사태를 발령해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했으나 방역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11일 NHK에 따르면, 일본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1316명으로 4차 대유행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백신 효과를 감소시키고 재감염 위험성이 큰 신종 변이 바이러스까지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이에 일본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가 우선이라며 올림픽을 취소하거나 재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가 나아지지 않으면서 도쿄 올림픽 유치로 부흥을 도모한 일본 정부나 올림픽의 상업성과 가치를 유지해야 하는 IOC는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일본 정부는 올림픽 1년 연기로 이미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대회 취소보다는 어떤 식으로든 강행하는 게 추가 경제적 손실을 줄일 수 있으나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IOC도 전전긍긍이다. 올림픽에 대한 메리트가 떨어져 유치 경쟁도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대회를 취소할 경우 IOC도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바흐 위원장도 확고한 의지만 드러냈을 뿐, 도쿄 올림픽을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지 못했다.

이미 파행운영이 불가피하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해외 이동을 제한하는 데다 종목별 올림픽 예선부터 잦은 연기로 정상적인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반쪽짜리 대회가 될 공산도 커지고 있다. 일본 내에서는 외국인 관중의 올림픽 경기 입장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하시모토 세이코 올림픽 조직위원장은 무관중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기대했던 입장권 수익과 관광 특수를 포기해야 할 경우 ‘적자’는 눈덩어리처럼 커지기 마련이다. 이미 해외에 입장권이 100만장 가까이 판매됐다.

어떻게든 도쿄 올림픽을 진행하고 싶은 IOC와 일본 정부지만, 어떻게 잘 치를 수 있을 지에 대한 묘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바흐 위원장은 연임 첫날부터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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