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이글스파크 식당 찾아간 KT 주권, “정우람 선배께 많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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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7월 13일 17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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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주권.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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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은 딱히 없는데 그냥 무작정 찾아갔어요.”

지난해 풀타임 불펜으로 첫 발을 뗀 주권(25·KT 위즈)은 올해 팀의 수호신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가장 강한 투수를 9회보다 먼저 낸다’는 소신에 따라 주권을 셋업맨으로 활용 중이다. 주권은 13일까지 32경기에서 32.2이닝을 소화하며 4승1패11홀드, 평균자책점(ERA) 3.31을 올렸다. 지난해 71경기에서 6승2패2세이브25홀드, ERA 2.99를 기록했던 위용 그대로다.

불펜투수가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 혹사에 대한 우려가 뒤따른다. 이 감독과 박승민 투수코치는 매뉴얼대로 주권을 비롯한 투수들을 관리 중이다. 시즌 막판 승부처에서 주권을 못 쓰게 되면 이 감독과 박 코치가 가장 손해이기에 주권의 상태를 면밀히 체크하고 있다.

주권은 “많이 걱정해주시는 걸 알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힘든 건 없다. 힘들다면 내가 먼저 말씀드릴 테지만 아직 그렇지 않다. 감독님께서 요즘 관리해주시려는 게 보이는데 사실 더 많이 나가도 된다”고 강조했다.

평균 구속 140㎞대 초반의 속구와 체인지업의 투 피치 유형이다. 하지만 타자들은 주권의 체인지업에 타이밍을 빼앗기기 일쑤다. 2016년부터 던지기 시작한 체인지업은 이 감독의 원 포인트 레슨으로 완성됐다. 속구처럼 빠르게 던지라는 주문이 주권을 완성시켰다.

여기에 숨겨진 멘탈 코치가 있다. 주권은 지난 시즌 도중 대전 원정을 떠났을 때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식당 문을 조심스레 열었다. 같은 투 피치 유형인 대선배 정우람(35)에게 자문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후배의 난데없는 방문에도 정우람은 많은 조언, 특히 불펜투수에게 필수인 멘탈 관리 노하우를 건넸다. 주권은 “따로 인연이 없었는데도 정말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리그 최고의 불펜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히지만 여전히 배움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주권의 성장드라마는 현재진행형이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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