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성대 4번타자’야! NC 노진혁, 첫 만루포…공수겸장 유격수의 힘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7월 9일 21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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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7회초 1사 만루에서 NC 노진혁이 만루 홈런을 쏘아 올리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7회초 1사 만루에서 NC 노진혁이 만루 홈런을 쏘아 올리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NC 다이노스의 팀 홈런 1위(81개)는 결코 한두 명의 중심타자에 의존한 결과가 아니다. 노진혁(31·NC 다이노스)까지 하위타선의 뇌관 역할을 톡톡히 해내니 상대하는 투수들로선 여간 껄끄러운 게 아니다. 바로 이 균형이 NC를 강하게 만들고 있다.

NC는 9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서 8-2로 이겨 6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6이닝 3안타 1홈런 4볼넷 4삼진 2실점으로 호투한 5선발 최성영은 시즌 첫 승(1패)을 신고했다.

경기 중반까지는 팽팽한 균형이 이어졌다. NC 타자들은 SK 선발 리카르도 핀토를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고, 1회와 4회 1점씩만 뽑았다. 하지만 공룡이 잠잠하다고 해서 그 발톱이 무딘 것은 아니다. NC는 발톱을 순식간에, 그리고 날카롭게 드러냈다.

2-2 균형이 이어지던 7회초, SK는 핀토에 이어 김태훈을 마운드에 올렸고 NC 타선은 기지개를 켰다. 박민우-권희동 테이블세터진의 연속안타로 무사 2·3루. 나성범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양의지의 자동 고의4구에 이은 알테어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NC는 다시 리드를 잡았다.

앞선 2경기서 SK의 뒷심을 체험했기 때문에 1점차 리드는 불안했다. 노진혁이 해결사로 나섰다. 1사 만루서 SK 3번째 투수 이원준의 초구 속구(시속 144㎞)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7호 아치이자, 개인 첫 만루홈런. 승부는 사실상 이 한방으로 결정됐다.

2012년 신생팀 특별지명으로 NC에 입단한 노진혁은 수비형 내야수로 꼽혔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212경기서 4홈런에 그쳤다. 그러나 2018년 11홈런, 2019년 13홈런으로 ‘거포’ 변신에 성공했다. 데뷔 초만 해도 콘택트에 초점을 맞춘 다운스윙에 집중했는데, 어퍼스윙에 가깝게 궤도를 조정했다. 많은 삼진을 두려워하던 노진혁에게 이호준 타격코치는 “삼진을 당할 생각으로 휘둘러라”고 조언했고, 장타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일반적으로 유격수에게는 타격보다는 수비를 기대한다. KBO리그 역사상 유격수를 주 포지션으로 해 시즌 20홈런을 넘긴 선수는 18명에 불과하다. 이종범(KIA 타이거즈), 강정호, 김하성(이상 히어로즈) 등의 사례가 오히려 별종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노진혁은 올해 3연속시즌 두 자릿수 아치는 물론 커리어 최다 홈런에 도전한다. 페이스를 좀더 끌어올린다면 NC 유격수 최초의 20홈런 고지도 노려볼 만하다.

노진혁은 성균관대 시절 4번타자를 도맡았다. 입단 초기만 해도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탄탄한 수비에 더해 장타에까지 눈을 뜬 지금은 다르다. 공수겸장 유격수를 갖춘 NC는 다른 팀들의 부러움 대상일 수밖에 없다.

인천|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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