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대표팀과 통영 온 박항서 “휴식? 관광? 우린 놀러 온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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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17일 12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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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베트남 U-23 축구대표님 감독이 17일 오전 경남 통영시 통영체육관에서 인터뷰 후 선수들과 실내훈련을 하고 있다. 2019.12.17/뉴스1 © News1
박항서 베트남 U-23 축구대표님 감독이 17일 오전 경남 통영시 통영체육관에서 인터뷰 후 선수들과 실내훈련을 하고 있다. 2019.12.17/뉴스1 © News1
지난 14일 베트남 축구대표팀(U-22)을 이끌고 전지훈련 차 경상남도 통영을 찾은 박항서 감독이 17일 오전 통영실내체육관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귀국 직후 수많은 인터뷰 요청을 받았던 박 감독은 “모든 분들의 요청에 응하고 싶으나 선수들 훈련을 위해 한국을 찾은 것이기 때문에 일일이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양해 부탁드린다”고 먼저 미안함을 밝힌 뒤 “한국의 축구 팬들이 우리 베트남 선수들을 이토록 환영해주시니 제 입장에서는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며 감사 인사부터 전했다.

박항서 감독은 지난해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이라 불리는 스즈키컵 우승을 견인했고 올해는 60년 만에 동남아시안(SEA)게임 남자축구 부문 우승을 이끌면서 신드롬급 반향을 이어가고 있다. 그 우승 직후 통영을 찾은 것이니 그야말로 금의환향이었다.

박 감독은 “대한민국 모든 땅이 나의 조국 아니겠는가”라고 밝게 웃으면서도 “통영은 내가 경남FC나 상주상무를 이끌 때부터 훈련지로 자주 찾았던 곳”이라고 특별한 애정을 전했다.

사실 따뜻한 나라 베트남의 축구대표팀이 굳이 겨울에 한국을 찾는 것은 평범해 보이지는 않는 선택이었다. 관련해 의아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었다. 박 감독도 인정했다.

그는 “사실 훈련 적합지로 보기에는 추운 날씨다. 그런데도 왜 이곳으로 훈련을 왔느냐 질문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한 뒤 “지금은 SEA게임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다. 선수들이 많이 지쳐있어 체력을 회복하고 재충전을 해야 할 때다. 또 부상자도 있다. 이런 것을 용이하게 진행하기에는 내가 잘 아는 곳이 필요했다. 여러모로 도움을 받을 수 있기에 통영을 택했다”고 이유를 전했다.

뚜렷한 목적이 있는 방한임에도 일각에서 자꾸 ‘휴식’만 부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박항서 감독은 “자꾸 휴식이라 말하니까 놀러왔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은 아니다. 이곳은 청정지역으로 심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에너지를 재보충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이라면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선수들이 좀 있기에 그것을 해소하러 온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충전의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다.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선수들은 곧 찾아올 큰 대회를 다시 준비해야 한다.

박 감독의 베트남 U-22대표팀은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 나선다. 이 대회는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권이 걸려 있는 아시아 최종예선 성격의 대회다. 베트남 축구는 아직까지 올림픽 무대에 서 본 적이 없다. ‘역사 창조자’ 박항서 감독과 함께 또 한 번의 이변을 노리고 있다.

박 감독은 “내년 1월에 있을 U-23 챔피언십 태국 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베트남 내에서는 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려 있는 대회라 기대를 많이 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실망시켜 드리지 않기 위해 준비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영=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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