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뉴 번티스트’ KT 김민혁의 야구노트가 두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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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13일 11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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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김민혁. 스포츠동아DB
KT 김민혁. 스포츠동아DB
번티스트. 번트와 아티스트의 합성어로, 기가 막힌 번트로 내야진을 교묘히 흔드는 타자를 뜻하는 합성어다. 조동화(전 SK 와이번스), 박해민(삼성 라이온즈)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새로운 번티스트가 나타났다. 주인공은 김민혁(24·KT 위즈)이다.

김민혁은 올 시즌 39경기에서 타율 0.303, 8타점, 21득점, 5도루를 기록 중이다. 2014년 KT에 2차 6라운드로 입단했지만 2015~2016시즌 2년간 108경기에서 185타수만 소화하며 백업 자원으로 분류됐다. 군 복무를 마친 뒤 이강철 신임감독의 낙점을 받아 올해는 붙박이 리드오프로 뛰는 중이다.

김민혁이 올 시즌 때려낸 37안타 중 번트 안타가 5개다. 리그 전체 25개의 번트 안타 중 김민혁의 지분이 20%인 것이다. 자연히 그가 타석에 들어서면 내야수들도 바짝 긴장한다. 특히 3루수가 잔디 안쪽까지 들어오며 기습 번트에 대비한다. 그러자 김민혁도 변화를 택했다. 12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투수와 3루수, 유격수 사이 코스로 절묘하게 번트를 대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그는 “확실히 번트 코스를 다양화해야 했다. 한혁수 코치님과 꾸준히 훈련했는데, 그리던 장면을 만든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이제 막 풀타임 첫 시즌의 두 달이 지났을 뿐이다. 내야수 출신인 탓에 아직 외야 수비가 매끄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좌투수 상대로는 19타수 4안타로 고전 중이다. 여기에 리드오프의 최대 덕목인 출루율 증가도 필요하다. 여러 모로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게 많은 자원이다. 그럼에도 이강철 감독은 “어떻게든 (김)민혁이를 주전 리드오프로 만들고 싶다”며 신뢰를 보였다.

이 감독은 최근 김민혁에게 야구노트 작성을 지시했다. 매 경기 후 아쉬운 점이 느껴지면 그걸 자필로 적어보라는 의미였다. 이 감독은 “풀타임 첫해 아닌가. 아마 한 경기당 70개는 나올 것”이라는 농담과 함께 “자신의 아쉬운 점은 자신이 가장 정확히 알 수 있다. 그렇게 적는 것
만으로도 하루를 복기할 수 있다. 노하우가 쌓이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막 사흘이 지났지만 제법 적잖은 페이지가 아쉬움으로 채워졌다. 김민혁은 “확실히 생각이나 시야가 달라지는 것 같다”며 “앞으로 야구노트를 두껍게 만들고 싶다. 그럴수록 아쉬운 점을 정확히 알고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프로 6년차 김민혁은 지난주에만 구단 선정 MVP 단상에 두 차례 올랐다. 첫 수상 때 “데뷔 후 처음”이라며 울먹이던 그는 이제 짐짓 여유도 생겼다. 김민혁의 야구노트가 두꺼워질수록 그가 단상에 오르는 일도 잦아질 전망이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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