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도루저지·이닝·QS왕, 이제는 단상 위로 모시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월 8일 05시 30분


SK 한동민(왼쪽)이 5회초 무사 1루에서 최정의 헛스윙 삼진 때 2루 도루를 시도했으나 태그아웃 당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SK 한동민(왼쪽)이 5회초 무사 1루에서 최정의 헛스윙 삼진 때 2루 도루를 시도했으나 태그아웃 당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야구가 변화하고 있다. 이제는 최다이닝,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 도루저지율 1위 선수들을 시상대 위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KBO는 한국시리즈 종료 직후 공식 시상식을 연다. 정규시즌 종료 후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 투표를 진행해 수상자를 발표한다. 이밖에도 정규시즌 기록으로 평균자책점, 다승, 승률, 탈삼진, 세이브, 홀드(이상 투수 6개 부문), 타율, 홈런, 타점, 안타, 득점, 장타율, 출루율, 도루(이상 타자 8개 부문) 등 14개 부문을 시상한다.

이 중 대부분의 기록은 프로 원년인 1982년부터 시상을 했다. 홀드와 세이브 등은 2000년대를 전후로 추가됐지만 큰 틀은 달라지지 않았다. 야구가 변화를 거듭하면서 일부 기존 기록들에 대한 가치가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대표적인 것이 승률이다. 투수의 승을 승패의 합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계산된다. 하지만 선수 출신 해설위원 A는 7일, “과연 승률이 투수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까? 애초에 다승 자체도 투수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인데, 하물며 승률은 더더욱 투수의 소관 밖의 영역이다. 팀운이 무엇보다 강하게 작용한다”고 꼬집었다.

야구를 숫자로 다루는 세이버메트릭스의 발달로 과거 기록들을 대체할 새로운 지표들이 많아졌다. 상징적인 의미 때문이라도 과거 기록에 대한 시상을 이어가야 한다면, 거기에 몇 가지 지표를 추가하면 된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이미 이닝, 퀄리티스타트 등에 대한 중요도를 높게 평가한다. 현장 감독들은 인터뷰마다 “선발투수의 최대 덕목은 이닝 소화다. 6이닝 이상 버텨준다면 감독으로서 경기에 대한 계산이 선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최다이닝 투수는 시즌이 끝나는 동시에 외면받는 현실이다.

‘안방마님’의 상징인 도루도 마찬가지다. 투수와 타자들은 각종 지표로 시상대 위에 설 수 있지만, 팀 전력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포수에 대한 논공행상은 전무하다. 물론 도루저지 역시 투수와 포수 모두 기여해야 하지만, 강한 어깨로 투수의 부담을 덜어주는 포수의 가치에 대해서도 고민할 시기다. 지방팀 B 코치는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선수를 시상식에서 인정한다면 그 자체가 권위”라고 강조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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