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올림픽] 역대 남북 공동입장과 공동기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월 19일 05시 30분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당시 남북공동입장 장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당시 남북공동입장 장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17일 남북 차관급 실무회담의 합의에 따라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선 역대 11번째로 남북 공동입장이 성사된다.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할 공동기수가 누가 될지도 관심사다.

동·하계올림픽을 비롯한 국제스포츠대회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입장한 최초의 사례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2003년 아오모리동계아시안게임과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5년 마카오동아시안게임과 인천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과 도하아시안게임, 2007년 창춘동계아시안게임으로 그 명맥이 이어졌다. 평창에선 동계올림픽으로는 2번째, 국내 개최 대회로는 4번째로 남북 공동입장이 이뤄진다.

첫 공동입장이었던 시드니올림픽을 살펴보면, 역시 우여곡절이 많았다. 2000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평양방문에 이은 6·15 공동선언의 영향으로 남북관계에 획기적 돌파구가 마련되면서 9월 시드니올림픽 공동입장이 추진됐다. 중재자이자, 최종 승인권자였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남북의 올림픽을 통한 화해·협력에 호의적이었다. 그러나 대회 개막을 이틀 앞둔 9월 13일에야 남북 각 90명씩, 총 180명의 개회식 공동입장 인원이 결정될 정도로 남북한과 IOC가 막판까지 삼각협상을 이어갔다. 개회식에 사용할 깃발을 놓고도 IOC는 애초 한반도기가 아닌 IOC기를 고수했다. 결국 진통 끝에 남한 정은순(여자농구)-북한 박정철(남자유도·감독)의 ‘남녀북남(男女北南)’ 공동기수가 한반도기를 함께 들고 개회식장으로 들어섰다.

그동안의 관례에 따르면, 평창에선 남남북녀(南男北女)로 구성된 공동기수가 등장할 차례다. 지금까지 ‘남녀북남’과 ‘남남북녀’를 교대로 공동입장을 진행해왔는데, 마지막 공동입장이었던 창춘동계아시안게임 때는 남한 오재은(여자스키)-북한 리금성(남자아이스하키)이 공동기수로 나섰다. 이 같은 전통을 잇는다면 평창에선 남남북녀의 공동기수가 한반도기를 들어야 한다.

동계올림픽에선 최초의 공동입장이었던 토리노대회 당시에는 남한 이보라(여자스피드스케이팅)-북한 한정인(남자피겨스케이팅)이 공동기수를 맡았고, 남북 선수단 56명(남 44·여 12명)이 한반도기를 앞세워 개회식장을 행진했다. 남북 선수단은 총 82개 출전국 가운데 21번째로 입장하며 3만5000여 관중의 박수갈채와 환호를 받았다.

공동기수가 들어올릴 한반도기는 최초로 남북 단일팀이 구성됐던 1991년 4월 제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일본 지바) 때 탄생했다. 흰색 바탕에 하늘색 한반도 지도가 새겨진 이 깃발은 그해 6월 포르투갈에서 펼쳐진 20세 이하(U-20)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남북 단일팀으로도 계승됐고, 이후 남북 공동입장 때마다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상징하는 깃발로 휘날렸다.

한편 평창동계올림픽의 남북 선수단 규모와 개회식 참석 인원, 국기 및 국가연주 등은 20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 IOC 본부에서 열릴 남북 체육회담에서 최종적으로 조율될 가능성이 크다. 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조직위원회(위원장 이희범), 양측 올림픽위원회와 정부 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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