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맞수] 스크럭스VS번즈 가을의 승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0월 11일 15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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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앤디 번즈-NC 재비어 스크럭스. 스포츠동아DB
롯데 앤디 번즈-NC 재비어 스크럭스. 스포츠동아DB
롯데와 NC가 각각 3·4위로 시즌을 마치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준 외국인 타자들의 힘이 컸다.

롯데 앤디 번즈(27)는 올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었다. 개막과 함께 투수 파커 마켈을 닉 애디튼으로 교체하지 않았다면 번즈도 전반기 미국으로 돌아갔을 가능성이 높다. 6월에는 옆구리 부상도 당했다. 그러나 번즈는 정규 시즌을 타율 0.303(423타수 128안타), 15홈런 57타점이라는 준수한 기록으로 마쳤다. 롯데가 후반기 대역전극을 펼칠 수 있었던 데에는 여러 배경이 있지만, 번즈의 활약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특히 번즈는 타격 지표 뿐 아니라 수비에서 높은 팀 공헌도를 보여줬다. 롯데는 전통적으로 타격은 강하지만 수비에서 세밀함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조성환(현 KBSN 해설위원)의 은퇴 이후 내야 수비의 완성도가 유독 떨어졌다. 하지만 올 시즌 번즈가 2루에서 확실히 자리 잡은 뒤 롯데 내야 수비망은 훨씬 촘촘해졌다. 번즈는 916.1이닝을 소화하며 단 8개의 실책만 기록했다.

NC와 준플레이오프(준PO) 1~2차전에서도 번즈의 수비가 돋보였다. 특히 2차전 4회초 김성욱의 타구 등 안타 코스의 공을 수차례 범타로 막아내며 팀의 1-0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번즈의 수비능력은 포스트시즌 내내 롯데 수비의 큰 방파제로 기대를 받고 있다.

번즈와 같은 외국인 선수 신분인 재비어 스크럭스(30)는 롯데의 4번 이대호와 힘으로 맞붙을 수 있는 NC타선의 중심이다. 시즌 중반 부상으로 115경기에 출장했지만 이대호(34홈런)보다 많은 35개의 홈런을 쳤다. 시즌 타율 3할에 115개의 타점도 기록하며 강타자의 상징 인 ‘3할-30홈런-100타점’을 완성했다. NC는 올 시즌 전반기 나성범, 박석민, 이호준 등 중심타자들의 부상이 많았는데 스크럭스가 맹활약을 펼치며 선두권 싸움까지 펼칠 수 있었다. 롯데를 상대로도 6개의 홈런을 치며 강한 면모를 보였다.

스크럭스는 준PO 내내 상대 투수들의 경계 대상 1호다. 그러나 결정적 한방을 준비하면서 경기 전 쉼 없는 훈련을 하며 상대의 견제를 뚫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번즈와 스크럭스는 전혀 다른 유형의 타자다. 번즈가 건실한 수비와 주루 능력을 가졌다면 스크럭스는 일발장타를 가진 타자다. 스타일은 전혀 다르지만 공통점은 많다. 모두 성실히 훈련하고 쾌활한 성격으로 팀 클럽하우스에 빨리 녹아들었다. 언어의 장벽이 있지만 동료들에게 인기가 높은 이유다. 한 팀은 준PO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운명의 시리즈. 양 팀의 효자 외국인 타자는 각자의 임무를 갖고 더 큰 가을야구 무대를 위해 뛰고 있다.

마산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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