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초, 또 마운드에 올라왔다. 인천SK행복드림구장 1루측 SK 팬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문승원! 문승원!”
SK의 선발투수는 첫 타자 강진성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후속 3타자를 범타로 막았다. 마지막 타자 지석훈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렇게 SK의 시즌 첫 완투승이 이뤄졌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완투승 직후, 이 투수를 ‘아빠미소’와 함께 안아줬다. 4회가 끝난 직후엔 덕아웃에서 어깨를 주물러주기도 했다. 2012년 1군 데뷔 이래 6.2이닝을 던진 것이 가장 길었던 이 투수는 7회, 8회 그리고 9회까지 자신의 한계를 확장했다.
문승원에게 20일 NC전은 ‘선발투수가 된 날’로 기억될 것이다. 문승원이 처음 선발로 던진 날은 2013년 10월4일 사직 롯데전(6이닝 6실점 패전)이었다. 이후 선발 첫 승은 2016년 5월4일 한화전(5이닝 1실점)에서야 이뤄졌다.
그러나 그 전까지 문승원은 테스트의 선상에 서 있었다. 2017시즌 취임한 트레이 힐만 감독은 문승원의 불확실성보다 잠재력에 걸었다. 4월 방어율이 5.76(5경기 25이닝)이어도 밀었다. 5월(방어율 4.66, 5경기 29이닝)에 이어 6월(방어율 2.13, 25.1이닝)까지 갈수록 데이터가 좋아졌다. 문승원의 발견을 통해 SK는 켈리~다이아몬드~박종훈~윤희상까지 선발진이 구축됐다. 김광현이 없음에도 SK가 예상 밖의 실적으로 선발진에서 무너지지 않고 있다.
문승원은 NC를 상대로 주눅 들지 않고, 직구(53구), 커브(20구), 슬라이더(22구) 3종의 무기를 자유롭게 던졌다. 직구 최고구속은 146㎞까지 나왔다. 28살 나이답게 9회에도 140㎞대 직구를 던졌다. 체인지업(4구)과 포크볼(5구)까지 총 106구로 9이닝을 무자책으로 막았다. 7안타 1볼넷을 내줬음에도 4삼진을 잡아내며 꿋꿋이 던졌다. 시즌 3승(5패)에 성공했다. 문승원은 20일까지 79.1이닝을 던졌는데 외국인투수 켈리(93.1이닝) 다음으로 많다.
나주환(3점)~박정권(1점)의 연속타자 홈런을 포함해 김동엽의 홈런까지 큰 것 3방으로 흐름을 장악한 SK는 7-1로 이겼다. NC는 3연패에 빠졌다. 승리 직후 문승원은 “데뷔 첫 완투승이라 기분이 너무 좋다. 포수 이재원 선배가 던지고 싶었던 공을 던지도록 리드를 해줬다. 내야수비의 도움으로 실점을 하지 않았고, 타자들이 초반부터 점수를 내줘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