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신속·정확·클린’ KBO 비디오판독센터의 모든 것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5일 05시 30분


서울 상암 KBO 비디오판독센터. 총10개의 모니터와 4개의 리플레이 장비를 통해 KBO리그 5개 구장의 모든 진행상황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KBO는 빠르고 정확한 비디오판독을 위해 장비설치에만 총 30억원을 투입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서울 상암 KBO 비디오판독센터. 총10개의 모니터와 4개의 리플레이 장비를 통해 KBO리그 5개 구장의 모든 진행상황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KBO는 빠르고 정확한 비디오판독을 위해 장비설치에만 총 30억원을 투입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014시즌 후반기부터 시행된 KBO리그 비디오판독 제도는 올 시즌부터 운영방식이 확 바뀌었다. 중계화면만을 활용해 판독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KBO 비디오판독센터 영상을 통해 판독을 진행한다. 정확하고 빠른 판독을 위해 메이저리그와 같은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과거에는 감독이 비디오판독을 신청하면 심판들이 바쁘게 심판실로 뛰어가 중계방송 리플레이 화면을 돌려봤지만, 올해부터는 인터컴을 착용하고 판독센터로부터 결과를 전달받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베일에 싸여있던 판독센터는 4일 처음으로 공개됐다.

4일 서울 상암동 트루텍빌딩에서 열린 KBO 비디오판독센터 현장 공개에서 판독 엔지니어가 시연을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4일 서울 상암동 트루텍빌딩에서 열린 KBO 비디오판독센터 현장 공개에서 판독 엔지니어가 시연을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10개의 모니터에는 어떤 화면이?

판독센터에 들어서니 10개의 모니터와 4개의 리플레이 장비가 눈에 들어왔다. 모니터를 통해 KBO리그 경기가 진행되는 5개 구장의 진행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상단 모니터에는 중계화면이 그대로 송출된다. 하단에는 KBO에서 각 구장에 설치한 3대의 카메라로 촬영한 화면과 중계방송사의 리플레이용 화면 등 총 10개의 분할 영상이 나온다. 정금조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장은 “장비 비용으로 약 30억원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이종완 기술팀장과 3명의 전문 엔지니어가 리플레이 장비를 컨트롤하고, 김호인 판독관과 현역 심판 2명 등 3명이 판독을 한다. 3명의 판독관을 둔 것은 의견이 엇갈릴 경우를 대비한 조치다. 구장에 설치한 3대의 카메라 중 2대는 1루, 나머지 한 대는 2루를 비춘다. 지난 2년간(2015~2016년) 진행된 715회의 비디오판독 중 1루(316회)와 2루(186회) 판정에 대한 판독 요청이 70.2%로 가장 많았기 때문에 이 같이 조치한 것이다.

4일 서울 상암동 트루텍빌딩에서 열린 KBO 비디오판독센터 현장 공개에서 판독 엔지니어가 시연을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4일 서울 상암동 트루텍빌딩에서 열린 KBO 비디오판독센터 현장 공개에서 판독 엔지니어가 시연을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신속·정확한 판독, 어떻게 이뤄지나

3명의 엔지니어는 경기 내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경기 중 비디오판독이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 즉시 영상을 준비한다. 판독요청이 들어오면 신속하게 영상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영상을 통해 판독이 끝나면, 현장의 심판진에게 인터컴을 통해 결과를 통보한다. 이종완 기술팀장은 “10개의 분할화면 중 비디오판독에 필요한 화면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확대해서 본다. 어떤 카메라가 판독 상황을 가장 잘 잡았는지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리플레이 장비의 조그셔틀을 활용해 세밀한 부분까지 볼 수 있다. 판독에 활용한 영상은 따로 저장하는데, 전 경기의 영상을 저장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주형 엔지니어는 “개막 3연전을 돌아보니 정말 바빴다. 시스템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선 엔지니어들이 숙련도를 더 높여야 한다. 그렇게 되면 경기시간 단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올 시즌 개막 3연전 기간(3월31일~4월2일)에 열린 15경기에선 판독 요청이 총 19회였고, 8차례 번복됐다. 비디오판독에 걸린 시간은 평균 1분47초였다.

4일 서울 상암동 트루텍빌딩에서 열린 KBO 비디오판독센터 현장 공개에서 판독 엔지니어가 시연을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4일 서울 상암동 트루텍빌딩에서 열린 KBO 비디오판독센터 현장 공개에서 판독 엔지니어가 시연을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승부조작 등 부정행위 감시 기능도

판독센터의 또 다른 역할은 승부조작 등의 부정행위를 감시하는 것이다. 이는 ‘클린 베이스볼’의 기능 중 하나다. KBO리그는 2016시즌 승부조작 파문으로 홍역을 앓았는데, 그 위험요소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특히 승부조작의 대표 항목인 ‘1회 첫 볼넷’은 엄격하게 관리할 예정이다. 정 센터장은 “투수가 1회 첫 타자를 상대로 볼넷을 내준 부분은 전부 누적 저장할 것이다. 한 달간 통계치를 뽑아보고 ‘비상식적 투구’ 등의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구단과 상의 후 확인 작업을 거칠 것이다. 그만큼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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