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보여도 괜찮아!’ 매력덩어리 외국인선수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월 3일 14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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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와이즈-오리온 존슨(오른쪽). 사진제공|KBL
KCC 와이즈-오리온 존슨(오른쪽). 사진제공|KBL
프로농구에서 흔히 연상되는 외국인선수의 이미지는 근육질 몸매에 엄청난 점프력을 뽐내며 덩크슛을 꽂는 모습이다. 리카르도 라틀리프(28·삼성·199㎝), 찰스 로드(32·모비스·200㎝), 웬델 맥키네스(29·동부·192㎝) 등이 이 같은 이미지에 부합되는 선수들이다. 모두 체격이 뛰어나고, 국내선수들에게선 볼 수 없는 운동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에릭 와이즈(27·KCC·192㎝), 제스퍼 존슨(34·오리온·197㎝)은 일반적인 외국인선수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존슨의 경우 체형이 농구선수보다는 백두급 씨름선수에 가깝다. 와이즈와 존슨은 비록 ‘2016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선 선택받지 못했지만, 대체선수로 꾸준히 부름을 받고 있다. 덩크슛 구사도 어려운 운동능력이지만,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매력이 이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안드레 에밋(35·KCC)의 부상대체선수로 KCC에 합류한 와이즈는 팀에 없어선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단신선수로 분류되지만, 버티는 힘이 좋아 자신보다 8~10㎝ 가량 큰 로드, 제임스 메이스(31·LG·201㎝) 등을 거뜬히 막아낸다. 여기에 부지런한 움직임을 통해 국내선수들과 유기적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KCC 추승균 감독은 “운동능력이 떨어지는 단점을 커버하기 위해 다른 생존방법을 찾은 것 아니겠는가. 와이즈는 나름대로의 능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2009~2010시즌 KBL에 데뷔한 존슨은 여전히 정확한 슈팅 및 패스 능력을 뽐내고 있다. 30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체력이 뚝 떨어진 반면 경기를 읽는 능력은 더욱 높아져 패턴 플레이 때 볼을 적소에 넣어주곤 한다. 여기에 더해 존슨은 ‘인성’으로도 후한 평가를 받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대부분의 외국인선수들은 평소에 타 구단 외국인선수와 대우를 비교하거나 팀에 대해 아쉬운 점만 얘기하는데, 제스퍼(존슨)는 불평불만이 전혀 없다. 매순간 감사함을 표시할 정도로 겸손하다. 이렇게 착한 선수가 있나 싶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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