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매니저 적임자’ 넥센이 장정석을 택한 이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0월 28일 05시 30분


넥센의 선택은 파격이었다. 넥센은 27일 신임감독으로 장정석 운영팀장을 임명했다. 3년 총액 8억원에 계약을 맺은 장 신임감독은 3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간다. 사진제공 | 넥센 히어로즈
넥센의 선택은 파격이었다. 넥센은 27일 신임감독으로 장정석 운영팀장을 임명했다. 3년 총액 8억원에 계약을 맺은 장 신임감독은 3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간다. 사진제공 | 넥센 히어로즈
넥센이 또 한 번 파격을 택했다. 2012시즌이 끝나고 염경엽 당시 주루코치에게 지휘봉을 맡겼을 때와 또 다르다. 이번에는 장정석(43) 운영팀장에게 감독직을 맡겼다. 계약 조건은 3년 총액 8억원(계약금·연봉 각 2억원). KBO리그 10개 구단 사령탑 중 최연소다. 선수 경험이 있고, 오랜 프런트 생활을 경험했지만, 지도자 경력이 없는 인물에게 지휘봉을 맡긴 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장 감독은 1996년부터 2003년까지 현대와 KIA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현역에서 은퇴한 뒤에는 현대에서 프런트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했고, 히어로즈 창단 후에는 지난 9시즌 동안 거의 전 경기를 현장에서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 선수단과 교감하며 팀의 성장에 힘을 보탰다. 장 감독을 오랫동안 지켜본 한 인사는 “넥센이 파격적인 결정을 했다”면서도 “오랫동안 구단에 몸담으며 선수단과 프런트 사이의 가교 역할을 잘했다”고 했다. 넥센 구단관계자도 “장 감독이 코치진과의 교감은 물론 선수단에 대한 뛰어난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넥센 신임 감독 장정석.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넥센 신임 감독 장정석.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 이장석 대표이사 “장정석 감독, 필드매니저로서 적임자”

이장석 넥센 대표이사는 26일 오후 장 감독을 불러 감독직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선입견과 편견이 없어 오픈마인드로 귀를 열고 코치진과 함께 선수단을 이끌 수 있는 인물을 뽑는 것”이라는 선임 기준을 제시했다. ‘현장 지도자 경험이 없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에도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며 “오히려 현장에서 보여준 것이 없기 때문에 선입견도 없다. 다시 말해 하얀 캔버스와 같다. 코치진과 각 파트의 조언을 거부감 없이 써 내려갈 인물이라고 판단했다. 이미 우리는 각 파트에서 권한과 역할만 주어지면 제대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코치진과 프런트를 구성하고 있다. 따라서 각 파트의 이해관계를 가장 슬기롭게 풀어내고 조율할 수 있는 필드매니저가 필요했고, 장 감독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넥센 장정석 감독이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넥센 장정석 감독이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 장정석 감독, 믿음과 소통으로 다가간다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장 감독은 “어제 대표님이 부르셔서 평소와 다름없이 방에 들어갔는데, 감독 제의를 하셨다. ‘믿음’을 강조하신 부분에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오랫동안 프런트 생활을 하며 팀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장 감독도 이 부분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현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하진 않았지만, 등 뒤에서 선수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점에 불만을 가졌는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며 “또한 국제팀과 함께 메이저리그(ML) 시스템을 많이 분석했다. 그 토대가 되는 부분을 기본적으로 숙지하고 있다. 이는 분명한 강점이 될 것이다. 우리 시스템이 안정돼있고, 선수층이 두텁다. 단점을 보완하기보다 장점을 살리겠다”고 밝혔다.

장 감독이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우리’다. 선수들이 매니저, 운영팀장 때와 달리 감독을 어렵게 생각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장 감독은 “선수 중심의 야구를 하고 싶다”며 “개인보다 ‘우리’와 ‘우리 팀’을 강조하고 싶다. 그 습관이 몸에 배야 한다. 감독이 되면서 어렵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를 동네 형으로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소통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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