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최강희 감독 “부담도, 압박도 사라졌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0월 17일 05시 45분


언젠가 깨질 기록이었다. 전북현대는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 클래식 34라운드 홈경기에서 2-3으로 져 34경기 만에 무패행진을 마감했다. 전북은 진짜 중요한 승부를 앞두고 심기일전을 다짐하고 있다. 승리한 제주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언젠가 깨질 기록이었다. 전북현대는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 클래식 34라운드 홈경기에서 2-3으로 져 34경기 만에 무패행진을 마감했다. 전북은 진짜 중요한 승부를 앞두고 심기일전을 다짐하고 있다. 승리한 제주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전 2-3 패배로 무패행진 마감
19일 서울과 ACL 4강 2차전 전의


전북현대는 소속 스카우트와 심판들의 금전거래가 사실로 드러나 지난달 30일 승점 9를 깎였다. 어렵게 쌓은 3승이 휴지조각으로 바뀌자, 전북 구성원들도 마음을 비웠다. 선뜻 말로 내뱉을 순 없었지만, “기록에 더 이상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기류가 선수단과 구단에 감돌았다. 스플릿 라운드까지 38경기를 모두 무패로 마치더라도,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징계가 반영되면서 그 의미가 반감되기 때문이었다.

결국 전북의 무패행진이 끝났다. 정규 라운드 33경기 동안 18승15무를 거뒀으나 스플릿 라운드가 시작된 15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4차전을 위해 국가대표팀에 다녀온 김신욱, 이재성, 김보경 등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 이동국의 페널티킥 실축 등이 겹쳤다. 징계 이후 2경기 연속 무승(1무1패)에 빠진 전북이 승점 60에서 제동이 걸린 사이, 2위 FC서울과 동률이 됐다. 다득점에서 앞서 1위를 간신히 지켰을 뿐이다.

그러나 전북은 차라리 후련하다. 어차피 경험할 아픔이었다. 전북 최강희 감독도 “우리의 패배는 우리 이외 모든 이들이 바란 결과가 아니냐”는 뼈있는 농담으로 자신들의 서글픈 처지를 에둘러 표현했다. 그래도 핵심은 내부에서 찾았다. 무패 신기록을 매번 갈아 치우면서도 답답함이 컸다. 최근 전북은 ‘전북답지 못할’ 때가 많았다.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질 때 져도 과감히 치고 올라가던 특유의 ‘닥공(닥치고 공격)’ 패턴이 어느 순간부터 ‘지지 않는’ 축구로 변모했다. 좋지 않은 내용으로 억지로 비기면서 기록을 이어갈 바에야 전체 흐름을 위해서라도 한 번쯤 거를 타이밍이 필요했다.

전북은 19일 서울과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홈 1차전 4-1 승리로 여유가 있지만, 전북은 역시 이기는 축구로 서울 원정을 재도약의 계기로 삼을 참이다. 내용도, 결과도 모두 잡겠다는 의미다. 최 감독은 “부담도, 압박도 사라졌다. 이미 온갖 위기를 넘고 여기까지 왔다. 전북의 힘을 증명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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