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쓰는 HE-스토리] 공태욱 “경륜선배 아버지는 나의 멘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4월 6일 05시 45분


공태욱.
공성열 씨 전설의 특선급 원년강자
우수급 공태욱, 아버지 권유로 입문
“몸 관리 잘해서 아버지처럼 되겠다”

“아버지(1기 공성열) 이름에 흠이 가지 않는 아들이 되겠다.”

지난해 경륜훈련원 21기로 경륜에 데뷔해 올해 2년 차를 맞고 있는 공태욱(26). 그는 새내기 경륜선수이지만 경륜계에서 웬만한 사람은 그를 안다. 아버지인 공성열 씨 덕분이다. 공성열(51) 씨는 경륜 1기로 특선급 원년강자로 이름을 떨쳤다. 상금왕 2위에도 올랐다. 2012년 벨로드롬을 떠나 이젠 김해에서 자전거 관련 매장인 ‘공성열프로바이크’를 운영하는 경영자로 제2의 삶을 살고 있지만 ‘강자 공성열’의 명성은 아직 경기장에 남아있다. 이제 아버지가 떠난 빈 자리를 아들이 메우고 있다.

공태욱은 “아버지만큼 우수한 선수가 되려고 하는데 만만찮다. 더 성장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고 말했지만 아직은 쑥스러운 모양이다. 이유가 있다. 지난 시즌 성적표가 ‘글쎄요’였기 때문이다. 우수급에서 승률 0%, 연대율 4%, 삼연대율 11%로 전체 순위 367위로 지난 시즌을 마감했다. 아버지에게 보여주기엔 아직 부족한 성적표다. 게다가 우수급에서 강급까지 당했다. 다행히 3개월 만에 특별승급해 우수급에 복귀했다.

“강급은 훈련원 졸업이후 허리부상 때문이다. 그러나 내 자신에게 실망을 많이 하게 됐다. 훈련원 졸업순위에서 밀린 선수들의 성장에 자극을 받았고, 정신무장을 하게 된 소중한 시간이 됐다”며 구겨진 자존심을 다시 폈지만 다시 돌아온 우수급 또한 만만찮다는 걸 그는 알고 있다.

아들(공태욱·왼쪽)과 아버지(공성열)
아들(공태욱·왼쪽)과 아버지(공성열)

그래서 준비도 철저히 했다. 데뷔전부터 준비해왔던 정든 동창원팀에서 최근 김해B팀으로 훈련지를 옮겼다. 이유는 거주지가 가깝고 고교선배들이 다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요즘 밴드를 이용해 페달링 균형을 잡고 있다. 왼쪽, 오른쪽 힘 전달이 고르지 않기 때문에 이를 보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해B팀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지만 팀 훈련을 가볍게 하고 P.T(퍼스널 트레이닝)를 통해 체력 보강하면서 오전, 오후, 야간훈련까지 소화하면서 현재 무척 힘들다”고 훈련과정을 소개했다.

공태욱이 자전거와 인연을 맺은 것은 경륜선수였던 아버지의 권유다. 중학교 3학년 때 기초를 닦고 고교 때부터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주 종목이 경륜, 스프린트였는데 국가대표가 될 만큼 우수한 선수가 아니었기에 프로경륜선수를 타깃으로 삼고 준비했다. 그는“자전거는 내게 인생의 전환점이다. 조용하고 소심했던 성격이 자전거를 통해 변했다. 친화력, 자신감이 생기고 무엇보다 성격이 밝아졌다”고 말했다.

공태욱은 기억에 남는 경주로 지난 해 데뷔 이후 8월30일 창원 우수급에서 젖히기를 통해 2착했을 때의 경주를 꼽았다. 처음으로 힘을 쓰면서 입상한 경주라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공태욱은 순발력이 있지만 지구력이 약한 게 흠이다. 초반 시속을 유지하지만 후반에서 뒷심을 유지하는 데 실패하기 일쑤다. 팀 선배인 황순철 선수의 조언으로 이를 보강하고 있다.

공태욱의 최고의 멘토는 아버지다. 아버지는 그에게 ‘자전거를 잘 타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몸 관리 잘 해서 오랫동안 프로선수로서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조언해주었다. 또 경주를 갔다 오면 경주 내용을 모니터하고 단점 보완과 함께 때로는 꾸중을 아끼지 않는다. 그는 “내게 아버지는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훌륭한 스승이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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