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 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를 보는 두 시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2월 18일 05시 45분


1부리그 승격 유력한 첫 동독팀 ‘염원’
대기업 레드불 전폭적 지원에 ‘급성장’

독일 분데스리가 후반기 레이스가 한창이다. 현재 여러 팀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최정상에 있는 팀들은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처럼 절대강자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1부리그에선 바이에른 뮌헨(18승2무1패)이 그렇듯, 2부리그에선 RB라이프치히(13승5무3패)가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RB라이프치히는 독일 작센주에 위치한 도시 라이프치히를 연고로 하며, 2009년 오버리가(Oberliga·5부리그)에서 출발한 신생구단이다. 그러나 오스트리아의 기업 레드불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라이프치히를 5년 만에 5부리그에서 2부리그로 고속승격시켰고, 올 시즌 1위를 달리며 다음 시즌 승격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런 초고속 승격의 배경에는 역시 레드불이라는 대기업의 전폭적 지원이 있었다. 분데스리가에선 이미 ‘공룡구단’으로 불리고 있다. 현지 언론에선 “이변이 없는 한 라이프치히는 무난히 1부에 승격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고, “드디어 1부리그에서도 동독팀을 볼 수 있게 됐다”고 기대하고 있다. 현재 분데스리가 1부리그의 18개의 팀은 통일 이전 전부 서독 출신 팀들이기 때문에 라이프치히의 승승장구는 동독 출신들에게는 상징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레드불은 라이프치히를 제외하고 세계적으로도 총 5곳에서 구단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스포츠산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레드불의 분데스리가 진출을 놓고 부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분데스리가 클럽들은 전형적인 시민구단의 성격을 띠고 있고, 라이프치히처럼 기업 주도 하에 성장하는 방법을 지양하고 있기 때문이다. ‘50+1 규정’(클럽의 지분에서 51%는 비상업적·비영리 단체가 소유해야 한다는 규정)은 사기업의 영리화를 막고 무분별한 외부자본의 투입을 막는 대표적 장치다.

10일(한국시간) DFB(독일축구협회) 포칼 8강전 슈투트가르트-도르트문트전에선 ‘Grosses Tennis’(거대한 테니스)와 ‘Fussball muss bazahlbar sein’(축구는 지불 가능해야 한다)라는 배너와 함께 도르트문트 팬들이 수백 개의 공을 그라운드로 내던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테니스공을 두고 여러 가지 의견이 분분하지만, 비싼 입장료에 대한 반감으로 던진 그 공에는 바로 ‘축구는 지역주민과 공생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현재 몇몇 구단들은 재정적 위기로 인해 기업의 투자에 의존하게 됐고, 도약을 꿈꾸며 투자자를 끌어 모으는 구단들도 생겼다. 결국 외부자본의 유입은 클럽의 존속 및 성적과 맞물려 매력적 방안으로 다가오고 있다. 아직은 시민과 기업의 대립이 극명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축구가 서민들의 공동체문화로 존속할지 아니면 상업화돼 상품가치로 볼 것인지 분데스리가도 지금 변화의 기로에 놓인 것만은 분명하다.

쾰른(독일) | 윤영신 통신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