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호 기자의 캠프 리포트] 박찬호 “후배들 메이저리그 직행 감동적”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월 28일 05시 45분


박찬호는 1994년 LA 다저스에 입단하면서 한국선수의 메이저리그 진출에서 선구자가 됐다. 박찬호는 최근 KBO리그 선수의 메이저리그 직행을 두고 “매우 감동적인 일”이라며 감회에 젖었다. 사진제공|NC 다이노스
박찬호는 1994년 LA 다저스에 입단하면서 한국선수의 메이저리그 진출에서 선구자가 됐다. 박찬호는 최근 KBO리그 선수의 메이저리그 직행을 두고 “매우 감동적인 일”이라며 감회에 젖었다. 사진제공|NC 다이노스
“ML 구단, 한국야구 바라보는 시선 변화
부상 변수…162경기 소화할 체력 중요”
NC 스프링캠프 방문…후배들에게 조언


“KBO리그 선수의 메이저리그 직행은 매우 감동적인 일이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43)는 1994년 LA 다저스에 입단하면서 ‘한국인 메이저리거 시대’의 문을 연 주인공이다. 1990년대 후반 사실상 다저스의 에이스급으로 활약했고,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는 동양인 메이저리그 개인통산 최다승(124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빅리그에 남긴 큰 성과로 지난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야구 개척자상’을 받기도 했다. 박찬호의 성공 이후 수많은 한국의 아마추어야구 유망주들이 성공을 꿈꾸며 태평양을 건넜다. ‘박찬호 키즈’로 불렸던 그들 중 8명이 메이저리거로 도약했다.

이상훈, 구대성, 임창용은 일본프로야구를 거쳐 빅리그에 입성했다. 또 2013년 류현진(LA 다저스), 지난해 강정호(피츠버그) 등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투수와 타자가 모두 기대이상의 성공을 거두며 박찬호 키즈 시대와는 전혀 다른 한국야구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시작됐다. 올해는 박병호(미네소타), 김현수(볼티모어)에 이어 오승환(세인트루이스)까지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했다.

이제 메이저리그는 한국을 더 이상 유망주 수입국가가 아닌, 일본처럼 자국리그에서 완성된 선수와 계약하는 시장으로 바라보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2000년대 후반까지 KBO리그의 육성 시스템을 신뢰하지 않았다. 그래서 KBO리그에서 쌓은 기록에 대한 평가도 매우 낮았다. 그러나 이제 KBO리그 정상급 선수는 빅리그에서도 통한다는 믿음을 보이고 있다.

박찬호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NC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을 만난 뒤 김경문 감독과 인근의 한국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박찬호는 “KBO리그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좋은 조건으로 직행하고 있다. 매우 감동적인 일이다. 그만큼 메이저리그 팀들이 한국프로야구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같은 투수인 오승환의 세인트루이스 입단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고, 어깨 수술 후 재활하고 있는 류현진의 성공적 복귀도 기원했다.

KBO리그의 정상급 투수 중 상당수가 연이어 메이저리그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메이저리그에서 던지고 있는 일본 투수들이 자국리그 동료들에게 ‘나도 미국에 가고 싶은데 의견이 어떠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5일 로테이션으로 162경기를 소화할 자신이 있으면 오라’고 답한다는데, 그만큼 체력적 부분이 중요할 것 같다”며 “아시아 출신 투수들이 3∼4년 만에 부상을 당하고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 노모 히데오와 내 경우는 다저스에서 빅리그 데뷔 초반 굉장히 세밀한 관리를 해줬다. 팀을 떠난 뒤에도 선수생활 내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그 힘으로 둘 다 100승 이상씩 한 것 같다”고 밝혔다. KIA와 NC등 애리조나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한국 구단들을 방문하고 있는 그는 “며칠 전까지 마운드에서 공을 던진 것 같은데 벌써 은퇴한 지 3년이나 지났다”며 그라운드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엿보였다.

투산(미 애리조나주) |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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