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베이스볼] 이대형, 초구는 일단 치고보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7월 2일 05시 45분


KT 이대형-넥센 박병호-한화 김태균(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넥센히어로즈
KT 이대형-넥센 박병호-한화 김태균(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넥센히어로즈
■ 헛스윙 비율로 본 타자들의 성향

초구 헛스윙 1위…초구 타율 0.392
반면 2스트라이크 이후 타율은 저조

박병호, 한결같은 스윙 ‘전형적 거포’
헛스윙 적은 김태균 ‘정교한 슬러거’


야구는 기록의 경기다. 숫자로 표현되는 기록의 이면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갖가지 특징을 읽어낼 수 있다. 타자들의 헛스윙 비율도 그 중 하나다. 타자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


● 초구 헛스윙, 거포들 사이에서 이대형 1위!

6월 30일까지 초구 헛스윙 비율을 뽑아보면 가장 높은 타자가 이대형(kt)이어서 주목된다. 이대형은 10.68%의 초구 헛스윙 비율을 기록했다. 올 시즌 상대한 초구 중 볼이든 스트라이크든 10개 중 1개꼴로 헛스윙을 한다는 의미다. 이대형의 1위가 눈에 띄는 것은, 이 부문 상위에 포진한 다른 타자들 대부분이 거포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2위 이범호(KIA), 3위 나성범(NC), 4위 박병호(넥센), 5위 이승엽(삼성), 6위 김상현(kt), 7위 테임즈(NC) 등은 슬러거로 분류되는 타자들이다. 이대형은 올 시즌 홈런이 단 1개도 없다.

● 초구에는 자신 있게! 이후에는 콘택트 타법!


이대형은 초구를 선호하는 타자다. 초구 타율이 매우 높다. 6월 30일까지 시즌 타율 0.260을 기록했는데, 초구 타율만 따지면 0.392(51타수 20안타)나 된다. 반면 2S 이후 타율은 낮다. 0B-2S에선 0.087(23타수 2안타), 1B-2S에선 0.086 (35타수 3안타), 2B-2S에선 0.200(40타수 8안타)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대형은 전체 상대한 투구수를 놓고 헛스윙 비율을 뽑아보면 8.49%로 떨어진다. 규정타석 53명 중 중위권 수준이다. 초구에는 헛스윙을 하더라도 자신 있게 배트를 돌리고, 이후 볼카운트가 불리해지면 콘택트 위주의 타법으로 전환한다고 볼 수 있다. 이승엽은 올 시즌 초구 헛스윙 비율은 5위지만, 전체 헛스윙 비율은 23위다.

● 박병호-나성범은 시종일관 자기 스윙!


반면 시종일관 자신의 스타일대로 치는 타자들이 있다. 박병호는 초구 헛스윙 비율(9.54%)이 4위로 높은 타자지만, 전체 헛스윙 비율은 14.52%로 압도적 1위다. 볼카운트 유불리에 상관없이 자신의 스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전형적인 거포 스타일이다. 헛스윙이 많다고 정교하지 못한 타자로 평가할 순 없다. 6월까지 최다안타(97) 1위, 타율(0.349) 2위다. 나성범도 박병호처럼 초구 헛스윙 비율(9.71%)보다 전체 헛스윙 비율(13.91%)이 더 높은 유형의 타자다. 그 역시 3할대 타율(0.303)을 기록하고 있다. 헛스윙이 많다고 해서 정교함이 떨어진다고 평가절하할 이유는 없다.

● 김상수-김재호, 초구 헛스윙이 없네!


초구 헛스윙 비율 가장 낮은 타자는 공교롭게도 삼성 유격수 김상수(0.70%)와 두산 유격수 김재호(0.82%)로 나타났다. 김재호는 전체 헛스윙 비율에서 2.59%로 가장 적은 타자로 꼽혔고, 김상수는 4.36%로 3위에 올랐다.

그런데 이 부문에서 한화 김태균이 상위권에 있어 눈길을 끝다. 김태균은 초구 헛스윙 비율이 1.65%에 불과해 김상수와 김재호에 이어 3위다. 전체 헛스윙 비율도 5.26%로 가장 적은 선수 7위에 올라있다. 시즌 삼진수(36개)가 현저히 낮은 이유다. 박병호(81삼진)와 나성범(76삼진)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김태균은 정교함을 추구하는 슬러거, 헛스윙 확률이 적은 거포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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