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번트의 비밀, 잘 치는 타자가 잘 댄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5월 14일 05시 45분


롯데 임재철이 12일 사직 넥센전 8회말 1사 3루서 신중한 자세로 번트를 시도하고 있다. 임재철은 결국 3루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팀의 6연패를 끊는 결승 스퀴즈번트를 성공시켰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임재철이 12일 사직 넥센전 8회말 1사 3루서 신중한 자세로 번트를 시도하고 있다. 임재철은 결국 3루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팀의 6연패를 끊는 결승 스퀴즈번트를 성공시켰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넥센전 임재철 결승 스퀴즈번트 앞서
중심타자 이호준·홍성흔도 번트 성공
양상문 감독 “타이밍 아는 선수들 성공”
김경문 감독 “선구안 좋아야 번트 귀신”


롯데 임재철은 12일 사직 넥센전 8회말 1사 3루서 결승 스퀴즈번트를 성공시켜 팀의 6연패를 끊었다. 이처럼 번트는 결정적 순간 경기의 흐름을 바꾼다. 스퀴즈번트뿐만이 아니다. 동점으로 팽팽하게 맞선 9회말 선두타자가 출루했을 때 벤치의 작전은 대부분 보내기번트다. 1점이 꼭 필요한 상황에서 주자를 득점권에 놓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때 번트 성공은 팀을 승리로 이끌지만, 실패는 승부의 추를 되돌리는 악재가 되기도 한다.

● 번트의 어려움

번트는 쉬워 보이지만 어렵다. 시속 140km가 넘는 빠른 공에 번트를 대서 타구의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속도가 너무 빠르면 자칫 선행주자가 잡힐 수 있고, 타구를 짧게 굴리면 포수가 잡아 역시 선행주자를 아웃시킬 수 있다. 잘못해서 타구가 뜨기라도 하면 볼카운트가 불리해지면서 주자 진루 없이 아웃카운트만 늘릴 수도 있다. 타구의 방향도 문제다. 선행주자가 다음 베이스로 무사히 안착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야 한다. 방망이를 눕혀 양 손으로 잡고 빠른 공에 대처해야 하기 때문에 공에 대한 공포도 상당하다. 더욱이 상대는 쉽게 번트를 내주지 않기 위해 투구와 수비 위치 조정을 통해 압박을 가한다. 스퀴즈번트의 경우에는 작전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찰나에 실행해야 하는 부담도 따른다.

● 잘 치는 타자들이 번트도 잘 댄다?

흥미로운 사실은 잘 치는 타자들이 번트도 잘 댄다는 점이다. NC 이호준은 4월 1일 마산 넥센전과 4월 11일 마산 SK전에서 2차례 희생번트를 침착하게 성공시켰고, 그 2경기에서 모두 팀이 이겼다. 두산 홍성흔은 10일 잠실 한화전 2회 무사 1·2루서 보내기번트를 댔고, 그 번트 덕분에 이후 나온 폭투 때 손쉽게 득점할 수 있었다. 이처럼 이호준과 홍성흔은 중심타자임에도 번트 작전을 훌륭히 소화했다.

LG 양상문 감독은 “번트 역시 타격이기 때문에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잘 치는 타자들은 본인만의 타격 타이밍을 갖고 있기 때문에 번트를 잘 댈 수 있다”고 설명했다. NC 김경문 감독은 잘 치는 타자들의 눈을 이유로 꼽았다. 김 감독은 “선구안의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잘 치는 타자들은 기본적으로 공을 잘 본다. 공의 구종과 궤적에 따라 어떻게 번트를 대야 하는지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구안이 좋기로 소문난 임재철도 높은 공에 적절히 대처해 천금같은 스퀴즈번트를 성공시켰다.

물론 아무리 좋은 재능을 타고 났어도 훈련 없이는 불가능하다. 김경문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팀에 필요하면 언제든지 할 수 있도록 상·하위타선을 막론하고 번트 훈련을 시켰다. 김 감독은 “번트도 꾸준한 연습으로 몸에 익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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