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18년 만에 ‘목포 축구’…3000여팬 환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13일 05시 45분


U대회로 광주월드컵경기장 이용 못해
광주FC, 목포축구센터에서 홈 개막전
전북과 2-3 화끈한 골잔치로 팬서비스

광주FC와 전북현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5라운드 경기가 12일 오후 4시 목포축구센터에서 열렸다. 목포에서 프로축구경기가 개최된 것은 1997년 4월 12일 전남-성남전 이후 정확히 18년만이다. 광주FC의 홈구장 광주월드컵경기장은 7월 개최되는 2015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의 메인스타디움으로 활용될 예정이라 관련 공사가 한창이다. 광주 인근 다른 도시의 경기장들도 유니버시아드 준비로 사용할 수 없게 되자, 광주 구단은 목포에서 시즌 홈 개막전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광주는 전북전을 포함해 4월에 벌어지는 홈경기를 모두 목포에서 소화한다.

광주는 제대로 된 홈경기를 치르기 위해 각종 시설을 모두 목포까지 옮겼다. 티켓 판매를 위한 컴퓨터도 가져와 간의로 티켓 부스를 만들었다. 관중의 먹거리를 위해 목포축구센터의 도움을 받아 매점도 곳곳에 설치했다. 목포시의 협조로 경기 당일 시내에서 축구센터까지 운영하는 대중교통편도 임시로 늘렸다.

목포축구센터 메인 경기장은 7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그러나 광주는 일부 좌석의 표를 팔지 않았다. 그라운드와 관중석이 너무 가까워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본부석 맞은편과 오른쪽 골대 뒤쪽 일부를 비워두기로 했다. 이 때문에 수용인원은 4000여명으로 줄었다.

이날 경기 시작 1시간 전까지는 관중석이 많이 비었다. 그러나 이 때부터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광주와 전주에서 출발한 양 팀 서포터스가 경기장에 도착했고, 비슷한 시각 일반 관중까지 한꺼번에 입장했다. 왕복 2차로의 축구센터 진입로는 교통체증을 빚기도 했다. 이날 목포축구센터를 찾은 총 관중은 3064명으로 집계됐다. 현장에서만 2000여장의 표가 팔렸다. 만원관중은 아니었지만 의미 있는 숫자였다. 지난 시즌 챌린지(2부리그)에 머물렀던 광주의 시즌 홈경기 평균 관중(1344명)보다 훨씬 많았다.

전북과 광주는 팀 색깔에 맞게 공격 위주의 플레이를 펼쳤다. 비록 홈팀 광주가 2-3으로 패했지만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많은 골을 보며 축구의 참맛을 느낄 수 있었다. 선수들의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그라운드와 관중석이 가까워 분위기는 한층 더 뜨거웠다. 광주 관계자는 “여러 부분에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팬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아줘 좋은 분위기가 연출됐고, 경기를 진행하는 데도 큰 문제가 없었다”며 “팀이 승리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목포에서 처음 가진 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러 한시름 놓게 됐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목포|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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