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감독이 ‘30초룰’ 폐지 움직임에 반대하는 까닭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8월 4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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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양상문 감독. 스포츠동아DB
LG 양상문 감독. 스포츠동아DB
"30초 생각보다 길다“…경기진행에도 악영향

LG 양상문 감독이 최근 몇몇 구단에서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 비디오판독인 심판합의판정 ‘30초룰’ 변경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양 감독은 3일 잠실에서 “이제 룰이 시작된 지 몇 주 되지 않았는데 또 손을 본다는 것에 먼저 반대한다. 또한 30초도 생각보다 길다. 시간제한이 없으면 모두 전력분석팀의 중계방송 영상을 확인하고 나올 텐데 경기 진행에도 좋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 전반기 감독이 심판에게 항의하러 나오는 장면이 녹화된 영상을 수십 차례 확인해 30초 안에 심판합의판정을 요청하는 룰을 만들었다. 그동안 대부분 감독이 판정 이후 30초 이내에 항의를 마쳤다는 데이터를 참고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각 팀은 덕아웃에서 가까운 곳에 대형 모니터를 설치하고 전력분석팀이 중계방송을 확인해 심판의 오심 여부를 판단한 후 감독이나 코치에게 사인을 해주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첫 번째 요청이 오심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번복되지 않았을 경우 두 번째 기회가 사라지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중계방송 리플레이는 대부분 30초 이내에 방송되지 않는다. 한 스포츠전문케이블 채널 PD는 “중계방송은 시청자를 위한 것이 첫 번째다. 각 팀의 심판합의판정 요청을 위해 무조건 리플레이를 먼저 내보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큰 원칙에서 심판합의판정은 선수나 코치, 감독이 방송 화면을 먼저 확인하고 요청하는 방식으로 짜여진 룰이 아니다. 그러나 일부 감독과 구단은 먼저 확인하지 못하는 점을 내세워 규칙 변경 요구를 준비하고 있다.

양 감독은 “최근 몇 번 내가 심판의 권위를 확실히 세워준 것 같다”고 웃으며 “선수가 보내는 확신, 감독이 느끼는 확신이 있으면 중계화면 확인을 먼저 기다릴 필요 없이 요청하면 된다. 비디오 판독 결과 심판의 판정이 맞는다면 받아들이고 두 번째 기회도 당연히 포기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잠실|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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