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림 “하루 30개씩 계란 먹었더니 비거리 20야드 늘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7월 21일 06시 40분


사진제공|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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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다수 마스터스서 드라이브샷 주목
평균 거리 262야드…280야드도 충분

“하루 30개씩 계란을 먹었다. 구역질을 참아가며 먹었더니 거리가 20야드 이상 늘어났다.”

최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선 ‘거리와의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코스가 점점 길어지고 있는 탓에 거리를 늘리지 않고선 원하는 성적을 낼 수 없다는 것이 선수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KLPGA 투어 6년차 김해림(25·하이마트)은 크게 이름을 날리지 못했다. 2009년 데뷔해 아직 우승이 없다. 2012년 부산은행·서울경제여자오픈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그런 김해림이 18일부터 제주 오라골프장에서 열린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새롭게 주목을 받았다.

김해림의 약점은 부족한 드라이브샷이었다. 똑바로 치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다른 선수들에 비해 거리가 덜 나갔다. 2013년까지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가 245야드를 넘지 못했다. 데뷔 당시에는 237야드였고, 2013년에는 244야드였다. 그러던 것이 올해 갑자기 20야드 이상 늘어났다. 평균 거리는 262야드로 전체 5위. 마음먹고 때리면 280야드도 보낼 수 있다. 거리를 늘리기 위해 지난 겨울 살을 찌우기 시작했고, 하루에 계란 30개씩을 먹는 초강수를 던졌다.

김해림은 “늘 거리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겨울 내내 비거리 훈련에 집중했던 것이 잘 맞아떨어졌고, 그러면서 의도적으로 살을 찌웠다. 세 끼를 잘 챙겨먹고 중간에 계란을 함께 먹었다. 흰자만 30개씩 먹었더니 체중이 8kg 불었다”고 밝혔다. 거리가 늘어나면서 성적도 좋아졌다. 버디 기회가 많아졌고, 당연히 매 대회 우승을 넘보는 일이 잦아졌다.

실제로 드라이브 샷의 거리는 경기에 적잖은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티샷을 한 다음부터는 홀에서부터 거리가 먼 순서로 플레이를 진행한다. 거리가 덜 나가는 선수는 티샷 후 페어웨이로 이동해 가장 먼저 2번째 샷을 한다. 반대로 거리가 많이 나가면 다른 선수들이 모두 샷을 끝낼 때까지 여유가 있다. 작은 차이지만, 스코어에 미치는 영향은 굉장하다.

지난해부터 KLPGA 투어에선 장타자들이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2013시즌 3승씩을 기록한 김세영과 장하나는 드라이브샷 1·2위에 올라있다. 코스도 점점 길어지고 있어 단타자보다는 장타자에게 유리하다. 지난해 국내서 열린 20개 대회 중 6500야드 이상의 코스는 11개였다. 3∼4년 전만 해도 KLPGA 투어의 코스 길이는 6300∼6400야드가 대부분이었다.

김해림의 부친 김동성 씨는 “딸의 캐디로 투어 현장을 누비다보니 거리를 늘리지 않고선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지난해 시즌을 끝내고 오로지 거리를 늘리기 위한 훈련에만 집중했는데, 올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는 더더욱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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