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프로야구… 부담없이 즐기자 ‘3월의 보너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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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까지 열리는 시범경기 관전법

봄이 왔다. 스프링캠프를 마친 프로야구도 돌아왔다. 겨우내 야구에 굶주렸던 팬들은 꽃샘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8일 개막한 프로야구 시범경기 8경기에 6만7300명의 관중이 찾았다.

단 이틀, 불과 8경기를 치렀지만 각 팀엔 희망과 꿈이 넘쳐난다. 열성 야구팬이 아니면 이름도 잘 모를 강지광(넥센), 백창수(LG), 김회성(한화), 강한울(KIA) 등의 이름이 연일 신문과 인터넷을 장식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중 한 시즌 내내 1군 무대에 남아 있을 선수는 과연 얼마나 될까. 결론적으로 시범경기는 말 그대로 ‘시범’일 뿐이다.

2000년대 초반 롯데에 우드라는 외국인 선수가 있었다. 시범경기 때 우드의 방망이 솜씨는 입이 떡 벌어질 만했다. 과장을 좀 보태 방망이만 휘두르면 안타였다. 그렇지만 우드는 35경기에 출장해 타율 0.255를 기록한 뒤 쓸쓸히 퇴출되고 말았다. 외국인 선수가 그럴진대 국내 신인급 선수야 말할 나위가 없다.

스프링캠프와 캠프 기간에 치른 연습경기를 통해 모든 팀이 선발 로테이션을 비롯한 주전 선수들의 구성은 이미 거의 끝내 놨다. 눈에 드러나는 성적은 말 그대로 참고 사항이다. 경기에 나서는 주전급 선수들은 컨디션 조절이 목표다. 투수들은 캠프 기간 갈고 닦은 구위를 점검하고, 야수들은 부상을 당하지 않는 선에서 실전 감각을 익히려 애쓴다.

감독이나 코치들이 눈여겨보는 것은 시즌 중 주전 선수들이 부상 등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을 때 1군에 올라올 수 있는 신진급 선수들이다.

팀별로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26명의 1군 엔트리에서 비어 있는 자리는 2, 3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주전이 아니라 백업이다. 하지만 이 기회를 잡으려는 선수들의 경쟁이 바로 시범경기의 하이라이트다.

이들 가운데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기에 이때보다 더 좋은 때는 없다. 홈런일 수도 있고, 빠른 발일 수도 있고, 수비 센스일 수도 있다.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플레이나 부상을 참고 뛰는 근성일 수도 있다.

이때 남긴 강렬한 인상은 그 선수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 야구는 1, 2년 하고 말 게 아니다. 2군이든 3군이든 참고 기다리면 기회는 온다.

2군 감독 출신으로 지난해 LG를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 김기태 LG 감독은 말했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백창수, 최승준, 박용근 등이 많이 좋아졌다. 그렇다고 이들 모두가 1군에서 뛰기는 힘들다. 하지만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좋아진 선수를 뚜렷하게 기억한다. 개막전 엔트리에 들지 못하고 2군으로 간다 해도 2군에서 올린 보고서를 유심히 살펴본다.”

팬들도 다르지 않다. 시범경기 동안 신인선수들의 활약을 유심히 지켜보는 것은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그들이 미래의 스타들이기 때문이다. 마음속으로 점찍었던 선수가 올 시즌 바로 1군에 올라와 맹활약을 펼친다면 금상첨화다.

그게 아니라면 마음 편히 프로야구의 재미를 만끽하면 된다. 프로야구 시범경기는 23일까지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1시에 열린다. 더욱 기쁘게도 관람은 모두 무료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시범경기#8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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