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에서 활약하는 한국과 일본의 대표 선발 투수가 맞붙는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26)과 뉴욕 양키스의 구로다 히로키(38)가 20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양팀 간 인터리그 1차전에서 예정에 없던 맞대결을 펼치게 된 것.
류현진은 애초 양팀의 3연전 첫 경기인 19일에, 구로다 히로키는 20일 경기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19일 경기가 비로 순연돼 이날 더블헤더로 치러지면서 변화가 생겼다. 로테이션 상 더블헤더 2차전 선발인 구로다가 감독에게 1차전 등판을 요청한 것.
닛칸스포츠, 스포츠호치 등 일본 언론은 19일 인터넷판에서 양키스와 다저스의 일전이 비로 취소돼 20일 더블헤더로 열린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구로다의 자원 등판내용을 곁들였다.
조 지라디 양키스 감독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발 순서가 바뀐 것을 두고 "구로다가 희망했다"고 답했다.
구로다가 류현진과의 선발 대결을 원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32년 만에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양키스-다저스의 라이벌전을 한·일 빅매치로 장식해 조명을 받고 싶은 심산인지, 야간 경기보다 낮 경기를 편하게 느끼는 이유 탓인지 추정만 무성하다.
일본프로야구에서 11년간 103승 89패, 평균자책점 3.69를 남기고 2008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구로다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2011년까지 뛰었다. 2010¤2011년 2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올리고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한 그는 2012년 1년간 1500만 달러(약 169억원)를 받는 조건에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다.
올해에도 같은 조건에 계약을 연장해 2년째 핀 스트라이프를 입고 있다. 빅리그 통산 성적은 63승 62패, 평균자책점 3.36이다. 지난해 16승(11패)을 거둬 몸값에 걸맞은 성적을 올렸고 올해에도 6승 5패, 평균자책점 2.78을 올려 C.C 사바시아(7승)에 이어 팀 내 다승 2위를 달리는 등 꾸준하게 활약하고 있다.
특히 구로다는 올 시즌 낮 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했다. 4승 5패, 평균자책점 2.90을 남긴 야간 경기보다 좋은 성적이다.
휴즈보다 나은 성적을 올린 구로다가 기선제압의 성격이 강한 더블헤더 1차전에서 책임감을 느끼고 선봉에 섰을 수도 있다. 휴즈의 성적은 3승 5패, 평균자책점 4.89에 머무르고 있다. 그는 올해 13차례 선발 등판에서 5번이나 5회를 넘기지 못하고 조기 강판하는 등 들쭉날쭉한 내용을 보였다.
다저스 팀 내 최다 승리 투수인 류현진을 제치면 양키스의 더블헤더 싹쓸이에 한 발짝 다가서는 만큼 기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베테랑 구로다의 의도가 엿보인다.
또한 류현진과 일본이 자랑하는 천재타자 스즈키 이치로(40)로의 투타 대결에도 시선이 모아진다.
지난 해 뉴욕 양키스로 이적한 이치로는 올해 타율 0.265, 홈런 2개, 11타점을 올리며 주전들의 연쇄 부상으로 신음하는 양키스 타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2001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래 10년 연속 200안타 이상을 때렸고 13년간 2664개의 안타 탑을 쌓았다.
올 시즌 오른손 투수에게 타율 0.224로 약했으나 왼손 투수를 상대로 훨씬 높은 0.358의 타율을 올려 류현진이 특별히 조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과 구로다, 류현진과 이치로의 대결 등 두 팀의 경기가 한일전 성격이 되면서 두 나라 야구팬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언론들도 류현진과 구로다의 맞대결을 비중있게 보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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