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월드리그 한국-캐나다전 관건은 ‘파이프공격’ 봉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6월 14일 15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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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월드리그 대륙간라운드 3주차 한국과 캐나다의 경기가 14일~15일 오후 7시(이하 현지시간) 토론토 인근의 미시소가 허시 체육관에서 벌어진다. 한국시간으로는 15,16일 오전 8시 경기다. 대표팀은 12일 오전 토론토에 도착, 13시간의 시차와 13시간의 긴 비행이 가져다 준 피로를 안고 하루 동안 준비를 한 뒤 경기를 해야 한다.

주포 문성민이 1주차 첫 경기 한일전에서 부상으로 탈락했고, 이번에는 센터 박상하의 군입대 기초훈련, 리베로 이강주의 결혼식으로 인한 불참 등 여러 가지로 상황은 좋지 못하다. 송명근과 서재덕을 긴급대타로 차출했지만 전력에 플러스되는 요인은 그다지 많지 않다.

12일 첫 훈련에서 박기원 감독은 상대의 파이프공격에 대비한 블로킹훈련을 집중적으로 했다. 2주차 핀란드와의 홈 2연전에서 우리가 0-3, 2-3으로 패한 것은 모두 상대가 우리의 센터쪽으로 화력을 집중해 파고드는 파이프공격을 막아내지 못해서였다. “캐나다도 우리와 핀란드의 경기를 봤을 테니까 전력분석을 그쪽으로 많이 했을 것이다. 이를 얼마나 막느냐가 승패의 갈림길이 될 것 같다”고 박 감독은 예상했다.

파이프공격은 윙 공격수가 양쪽으로 위장모션을 써서 움직여 상대 블로커들을 밖으로 따돌린 뒤 벽이 낮아진 중앙으로 낮게 혹은 빠르게 공격을 퍼붓는 시스템이다. 주로 센터에서 속공과 이동공격만을 경험해온 우리 선수들에게는 순발력과 빠른 상황판단이 필요하다.
센터와 윙블로커들이 얼마나 예측을 저대로 하고 유인하는 상대의 몸동작에 속지 않느냐가 관건이다. 박 감독은 특히 서재덕, 송명근 등 처음 손발을 맞추는 선수들에게 많은 주문을 했다. “습관적으로 몸을 먼저 움직이는 블로킹을 하지 말고 상대의 움직임을 정확히 보고 움직여도 늦지 않다”며 머리를 이용한 센스 있는 블로킹을 강조했다.

센터 블로킹이 승패의 관건이지만 우리 공격도 약해질 것 같아 걱정이다. 박철우가 무릎에 물이 차는 증세로 12일 훈련에 빠졌다. 13일 마지막 훈련 때까지 회복되지 않으면 출전이 어려울 수도 있다. 팀 닥터로 이번 원정에 동행한 유니드한의원 하상철 원장은 “선수 누구나 모두 부상을 안고 있다. 참고 잘 해주는 수밖에 없다” 고 했다.

캐나다는 한국배구를 경험했던 가빈 슈미트와 달라스 수니아스, 프레드 윈터스가 있어 여러모로 까다로운 존재다. 특히 가빈은 V리그에서 우리 선수들에게 트라우마를 안긴 주인공이어서 활약여부에 관심이 컸지만 다행스런 뉴스가 캐나다 대표팀으로부터 나왔다. 가빈이 무릎에 피로골절이 발생해 한국전에 출전하지 못한다고 했다. 수니아스는 어깨 수술 뒤 한 시즌을 거의 쉬다시피 해서 아직은 제 컨디션이 아니라고 했다. 윈터스가 캐나다의 주 공격수로 등장할 전망이다. 가빈은 네덜란드와 1차전에서 23득점, 2차전에서 17득점을 했다. 3차전 포르투갈전에서도 11득점을 했다. 4차전 때부터 부상으로 나오지 않았다.

현재 한국이 속한 C조 순위에서는 핀란드가 1위 네덜란드 2위 한국 3위 캐나다 4위 포르투갈 5위다. 승점은 9,8,7,6,5로 한 경기의 승패에 따라 순위는 요동친다. 한국은 이번 캐나다전에서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면 조 최하위 2팀에 속해 지역예선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일본은 아직 승점이 하나도 없어 최하위가 확정적이지만 나머지 한 자리는 누구도 장담 못한다. 만일 대륙간라운드 탈락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면 대한민국 남자배구는 당분간 암흑시대에 들어갈 수도 있다. 대한배구협회의 한 간부도 “월드리그에서 떨어지면 여러 가지로 문제가 생긴다. 잘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했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만만치 않다. 박기원 감독의 고민이 깊어가는 이유다.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부탁하는 것은 두 가지다. 대표팀에 대한 자부심과 겸손함. 그리고 이미지트레이닝의 중요성이다. 경기를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핀란드와의 경기에서도 첫날 0-3으로 지고 다음날은 2-3으로 아쉽게 졌다. 하루 사이에 우리 선수의 기량이 갑자기 좋아진 것은 아니다. 어떻게 경기를 대하느냐에 따른 문제다. 결국은 선수들의 마음”이라고 했다.

미시소거(캐나다 온타리오주) l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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