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없어도 잘해” 지소연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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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8일 07시 00분


지소연. 스포츠동아DB
지소연. 스포츠동아DB
후배들 위해 먼길 달려와 일본전 필승 응원

정성천 감독이 이끄는 U-20 여자대표팀은 26일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B조 마지막 경기에서 브라질을 2-0으로 꺾고 8강에 올랐다. 태극소녀들은 곧장 한국 응원단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몇몇 선수들은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영주(20·한양여대), 전은하(19·강원도립대), 서현숙(20·고양대교)은 본부석 중앙 스탠드로 곧장 달려갔다. 경기장을 찾은 여자대표팀의 간판 공격수 지소연(21·사진·고베 아이낙)과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서였다.

지소연은 이날 경기장을 찾았다. ‘절친’ 카와스미 나호미(27·고베 아이낙)와 함께 왔다.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먼 거리를 달려왔다. 일본여자축구 컵 대회와 겹치는 바람에 나이지리아와 이탈리아전은 보지 못했다. 그러나 항상 애정을 쏟고 있다. 7월에는 휴가를 얻어 U-20 대표팀이 합숙 중인 파주NFC를 찾았다. 후배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지소연은 2년 전의 추억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2010 U-20 여자월드컵에서 돌풍을 이끌며 3위를 차지했다. 팀의 공격을 책임지며 혼자 8골을 넣었다. ‘실버볼(우수선수)’과 ‘실버슈(득점2위)’를 거머쥐었다. 이번 대회 주축으로 발돋움한 이영주 전은하 서현숙과 절친한 선후배 사이다.

지소연은 “당시 언니들이 하라는 대로 잘 따랐다(웃음). 2년 전 경험도 있고 하니까 동생들을 잘 이끌 것이다”고 믿음을 나타냈다. 2010년 3위를 뛰어넘는 성적을 내줬으면 하는 바람도 드러냈다.

“대표팀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둬 할 말은 없다. 다만 U-20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면 여자축구에 득이 되는 일이다. 후배들이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본다. 매 경기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후회 없는 경기했으면 좋겠다.”

경기 후 지소연은 승리의 벅찬 감정을 숨기지 못한 채 후배들에게 하염없이 울며 말했다.

“다음 경기 한일전인거 알고 있지? 언니 못 와도 잘 해야 돼.”

후배들이 지소연에게 한마디 했다.

“언니 촌스럽게 왜 울고 그래. 정말 주책이야.”

태극소녀들의 눈시울도 금세 빨갛게 물들어갔다.

도쿄(일본)|박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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