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SK의 승리 부르는 착한 유니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일 23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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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슈퍼맨'의 주인공은 클라크 켄트라는 신문기자다. 그는 평소엔 말쑥한 양복 차림의 직장인이다. 그러나 불의를 목격하면 공중전화 박스에 들어가 정의의 사도로 변신한다. 몸에 착 달라붙는 파란 옷에 빨간 팬티를 덧입고 붉은 망토를 휘날리는 슈퍼맨에게 적들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초능력을 지닌 슈퍼맨만큼은 아니지만 프로야구에도 선수를 강하게 만드는 유니폼이 있다. 바로 롯데의 '유니세프', SK의 '그린' 유니폼이 그렇다.

롯데 선수들은 가슴에 국제연합 산하 아동구호기구인 'UNICEF'가 새겨진 하늘색 유니폼을 입으면 유독 성적이 좋다. 지난해부터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홈경기에서 이 유니폼을 입고 6승 2패를 거뒀다. 유니세프가 프로스포츠 구단과 유니폼 협약을 맺은 건 FC 바로셀로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글래스고 레인저스 이후 롯데가 세계에서 4번째이자 아시아 최초다. 프로야구단으로는 세계 최초다. 유니세프 홍보대사인 롯데 조성환은 "우리 팀 유니폼이 모두 6개인데 유니세프 유니폼에 가장 애착이 간다. 입으면 성적도 좋고 뜻깊은 일도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롯데는 유니세프 유니폼을 입는 경기마다 사직구장 1000석을 유니세프에 기부한다.

SK는 그린 유니폼만 입으면 '녹색 헐크'로 변신한다. SK는 2010년 8경기, 2011년과 올해 2경기(우천 취소 매해 1경기 제외)를 'Let's go! Green'이라 새겨진 녹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그린 유니폼과 함께 한 성적은 무려 9승 3패다. SK는 에너지관리공단·인천광역시와 손잡고 저탄소 녹색성장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폐 페트병을 재활용한 그린 유니폼을 입고 있다.

사회공헌 유니폼은 디자인이 독특한데다 좋은 의미도 담겨있어 인기가 높다. 선수 개개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실제로 조성환은 유니세프 유니폼을 입고 난 뒤 기부에 관심이 생겨 올 초 가수 션이 주도하는 장애인 재활병원 설립활동에 수백만 원을 보탰다. 국내프로야구에서 사회공헌 유니폼을 입는 팀은 롯데와 SK 뿐이다. 그런 두 팀이 나란히 올해 상위권에 올라있어 눈길을 끈다.

조동주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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