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선수들 배구공 대신 총들고 “하나!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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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1일 07시 00분


V리그 불참…뭐하나 봤더니

선수들도 훈련 없이 일반병 일상
원소속팀 “구단 손해” 전전긍긍


승부조작의 온상으로 지목되면서 V리그 불참을 선언한 상무 배구단은 현재 모든 기능이 멈췄다. 최삼환 감독은 11일 직무 정지 처분을 받았고, 계약직이던 트레이너 등은 지난주 계약 해지됐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정상 훈련을 하지 못한 채 일반병과 똑 같이 주어진 일상 업무를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상무에 선수 보낸 프로팀 전전긍긍

상무에 선수를 보낸 프로팀들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배구 관계자는 “돌아오면 한 자리 해야 하는 선수들이 몇 개월씩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하면 구단 입장에서는 그만큼 마이너스다. 부대에서 아무리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고 해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혹시 소속팀 선수가 승부 조작과 관련이 있지나 않을까 걱정도 크다. 현재 상무에서 승부조작과 관련된 선수는 최귀동 뿐이지만 추가로 연루된 선수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대구지검은 국방부 검찰단에 수사 자료를 인계하고 공조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달 말 조사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 모 구단 관계자는 “걱정은 되지만 선수들과 직접 연락할 방법이 없어 답답하다. 가족들과 연락해 간접적으로 체크할 수밖에 없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상무 배구단이 정상 훈련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상무에 선수를 보낸 프로팀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승부조작이 알려진 8일 KEPCO와 상무신협의 경기 장면. 스포츠동아 DB
상무 배구단이 정상 훈련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상무에 선수를 보낸 프로팀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승부조작이 알려진 8일 KEPCO와 상무신협의 경기 장면. 스포츠동아 DB


팀 존속 여부도 불투명

상무는 내년 시즌 V리그 잔류도 어렵다. 팀 존속 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 V리그에서는 빠지더라도 실업리그에는 참가해야 한다는 게 배구계의 대체적인 여론이지만 국방부에서 해체를 결정할 경우 손 쓸 방법이 없다. 그렇게 되면 입대를 앞두고 있는 선수들은 공익근무요원이나 현역으로 군대를 가야한다. 이래저래 배구계에 고민을 안겨주는 상무 배구단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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