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 이병규 “윈셰어가 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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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7일 07시 00분


LG 이대형(우측)은 과거 3년간 60도루 이상을 달성했을 때 연봉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성적이 예년만 못한 올해는 
1억4000만원에서 1억 미만으로 추락할 것이 확실시 돼 논란을 낳고 있다. 좌측 사진은 고과 1위 이병규. 스포츠동아DB
LG 이대형(우측)은 과거 3년간 60도루 이상을 달성했을 때 연봉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성적이 예년만 못한 올해는 1억4000만원에서 1억 미만으로 추락할 것이 확실시 돼 논란을 낳고 있다. 좌측 사진은 고과 1위 이병규. 스포츠동아DB

한계 드러난 ‘LG 신연봉제’

부상투혼 이대형 104경기나 뛰어
타율 0.249·34도루 등 성적은 뚝
1억3000만원서 1억 이하 확실시

타율 0.338·16홈런 등 고가 1위
고연봉 이병규는 소폭 인상 그칠듯


알랭 드 보통은 ‘불안은 욕망의 하녀’라고 규정했다. LG 신연봉제는 그 불안과 욕망 사이 어딘가에 자리한다. LG 구단은 ‘야구만 잘하면 최고로 대우해주겠다’라고 욕망을 자극한다. 구단주 의중이 반영된 제도라 더 완강하다. 반면 현장 선수들은 불안함을 호소한다. LG의 한 선수는 “30대가 넘어서 부양해야 될 아내와 아이가 생겼는데 연봉이 1억에서 3000만원으로 떨어진다는 것을 상상해보라”고 말한다.

신연봉제가 인간을 움직이는 최고의 동력이라는 인센티브를 듬뿍 담고 있음에도 정작 선수들은 힘겨워한다. 다른 구단들이 LG 모델을 따라가지 않는 현실도 의미심장하다.
● 이대형, 윈셰어(Win Share)의 한계?

“LG 연봉협상은 봉중근만 보이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3억8000만원의 연봉을 받았지만 승리기여도가 거의 없었던 봉중근의 삭감폭이 얼마냐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봉중근은 ‘예외규정’에 들어가는 선수다. 재활자 신분인데다 프런트가 정상참작을 반영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넓은 선수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신연봉제도의 척도를 결정할 선수는 봉중근이 아니라 이대형이라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는 것은 그래서다. 이대형은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2011년 104경기를 뛴 선수다. 그러나 성적은 타율 0.249, 88안타 34도루로 예년만 못했다. 이대형의 연봉은 1억4000만원이었다. 신연봉제도에서 윈셰어만 봤을 때, 그의 연봉은 1억 미만으로 추락할 것이 확실시된다.

반면 이대형은 과거 3년, 60도루 이상을 달성했음에도 연봉상승폭은 9500만→1억2000만→1억4000만원이었다. 1번 출루시, 투수견제까지 고려하면 최소 5회(특히 이대형은 견제가 더 심하다)는 슬라이딩을 한다고 봐야 된다. 60도루라면 즉 300회는 부상 위험을 무릅쓰고 슬라이딩을 한다. 이때 상대투수의 견제구를 유도하는 등 이대형이 유발한 효과는 분명 LG에 도움이 되겠지만 윈셰어에 숫자로 박히기 애매한 요소다.
● 이병규 케이스, 설계의 한계?

윈셰어에서 LG의 고과 1위는 이병규(9번)다. 타율 0.338, 164안타 16홈런 75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정작 이병규의 인상폭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왜냐하면 이병규가 워낙 고액연봉자(4억)이기 때문이다.

구조적 설계자체가 ‘저연봉자가 1∼2억 선수로 뛰기는 빠르지만 막상 고액연봉자로 올라가면 어지간한 성적으로는 자기연봉을 지키기도 힘든’ 것이다. 기본적으로 어느 구단이나 마찬가지겠지만 LG 신연봉제 하에서는 그 기준선이 너무 높다. 또 승리공헌도로 측정하는 속성상, LG처럼 팀 승수가 적은 팀은 타자에 비해 투수가 불리할 수밖에 없는 부분도 존재한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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