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리포트] 투수들 맘 다치면 어쩌나…김원형의 남다른 후배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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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0일 07시 00분


SK와이번스 김원형. 스포츠동아DB
SK와이번스 김원형. 스포츠동아DB
아직 정식발령은 안 났지만 김원형(사진)은 SK의 2군 투수코치 일을 시작했다. 9일 문학구장에서 재활군과 2군투수들의 오전 훈련을 지휘하는 모습이 어쩐지 어울렸다. “오늘 처음 시작”한 사람 같지 않았다. 김원형의 은퇴는 시즌 중반 이미 기정사실이었다. 엔트리 바깥 선수로서 1군을 따라다녔다. 투수들의 멘토 노릇을 했던 것이다. 이후 포스트시즌을 앞두곤 전력분석원으로 변신했다. 그리고 공식 은퇴 발표 후, 8일 KIA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에 앞서 김원형은 시구를 했다. 김원형은 “역대 시구자 중 가장 빠른 볼을 던지지 않았을까?”라며 웃었다.

그러나 시구의 감흥, 은퇴의 여운보다는 1차전을 완패한 팀 걱정이 먼저였다. 특히 9회 만루홈런을 맞은 엄정욱을 얘기할 때는 투수 마음을 이해하는 투수코치의 흔적이 벌써 묻어났다.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직구를 던지다 차일목에게 홈런을 맞았다. 실투였을 것이다. 변화구 유인구로 잡았을 수 있다. 그렇다면 9회 KIA 윤석민이 긴장해서 모르는 상황이 벌어졌을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결과로 말하면 안 된다. 지금 우리 팀에 중요한 것은 그때 왜 그 볼을 던졌느냐고 복기하는 것이 아니라 빨리 2차전 이후를 준비하는 것이다. 그때 그 상황이 또 오더라도 우리 팀 마무리 정욱이를 써야 되지 않겠나?”

김원형은 현역 시절 134승 투수였다. 그러나 스타 출신이 흔히 가지는 ‘나는 되는데 왜?’의 독선에 빠지지는 않을 것 같다. SK는 김원형의 은퇴식을 2012시즌 개막전에 열어줄 계획이다.

문학|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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