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육상]볼트 조형물 어디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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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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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후원사 아디다스 “볼트 후원 푸마 홍보 우려” 항의… 경기장서 인근 공원으로

8일 대구스타디움 앞에 푸마가 설치한 자사 후원 선수 우사인 볼트의 대형 조형물.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공식 스폰서 아디다스의 항의로 닷새 만에 다른 데로 옮겨졌다. 매일신문 제공
8일 대구스타디움 앞에 푸마가 설치한 자사 후원 선수 우사인 볼트의 대형 조형물.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공식 스폰서 아디다스의 항의로 닷새 만에 다른 데로 옮겨졌다. 매일신문 제공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최대 이벤트 중 하나였던 28일 남자 100m 결선. 9초92의 기록으로 우승한 요한 블레이크(자메이카)가 두 팔을 벌리고 환호하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전 세계에 보도됐다. 그의 가슴에는 블레이크라는 이름과 함께 이번 대회 공식 파트너인 ‘TDK’의 로고가 붙어 있었다.

이달 초 대구스타디움 매표소 인근에 세워졌던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의 대형 조형물은 며칠 뒤 10km 이상 떨어진 달서구 두류공원으로 옮겨졌다. 공식 후원업체인 아디다스의 항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사인 볼트는 경쟁업체인 푸마의 협찬을 받고 있다.

○ 고정가 없고, 액수는 비밀

이번 대회를 후원하고 있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공식 후원업체는 모두 8개사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와 포스코가 참여했고, 아디다스(스포츠용품·독일), 시노펙(석유화학·중국), VTB(금융·러시아), TDK(전자부품), 세이코(시계), 도요타(자동차·이상 일본) 등 글로벌 기업들이 파트너로 참여했다. 파트너가 되기 위해 정해진 가격은 없다. IAAF가 개별 기업과 협상을 통해 금액을 결정하고, 이 액수는 철저히 비밀에 부친다.

30일 복수의 대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두 번의 세계선수권대회를 포함한 3년 동안 IAAF의 파트너로 참여한 삼성전자는 대략 2000만 달러(약 214억 원)를, 이번 대회만 지원하는 포스코는 500만 달러(약 53억 원)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TDK와 도요타는 ‘빕(Bib·선수의 가슴과 등에 다는 번호표) 파트너’로 참여해 가장 많은 비용을 낸다. 노출이 많은 번호표 윗부분에는 빕 파트너의 명칭이 들어간다. 이번 대회에서 남자 선수의 번호표에는 TDK, 여자 선수의 번호표에는 도요타가 들어간다.

대회뿐만 아니라 대표팀과 선수 개인도 기업의 후원을 받는다. 단거리 육상 강국 자메이카는 푸마로부터 1년에 약 800만 달러(약 85억 원), 한국팀은 아식스로부터 100만 달러(약 10억 원)의 현금과 물품 지원을 받는다. 볼트 등 세계 최정상급 육상 선수들은 연간 200만 달러(약 21억 원) 이상이면 협상할 수 있는 것으로 국제 육상계에 알려져 있다.

○ 파트너 권리 보호는 기본

국제적인 스포츠 이벤트에서 공식 후원업체의 위상은 대단하다. 수십억 명이 보는 선수의 유니폼에 기업의 이름을 새겨 넣을 수 있고, 공식 후원업체가 아니면 마케팅 활동과 관련해 대회를 언급조차 할 수 없다.

적지 않은 돈을 내는 만큼 대회 조직위는 파트너들의 권리 보호에 적극적이다. 공식 파트너만 이번 대회 로고와 엠블럼이 들어간 제품을 판매할 수 있고 경기장 근처에 홍보관 등을 설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공식 파트너가 아닌 아식스와 나이키 등은 경기장이 아닌 대구 시내 중심가에 선수들이 이용할 수 있는 라운지 등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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