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 “7실점 빌미…1루 어렵네”

  • Array
  • 입력 2011년 8월 6일 07시 00분


김동주 선수. 스포츠동아DB
김동주 선수. 스포츠동아DB
1루출전으로 본 1루 수비의 조건

좌타자 증가 1루수 수비 반경 넓어져
뛰는야구 대세…견제·타구처리 능해야
“1초라도 투수 시선 놓치면 대량 실점”

5일 목동 넥센전. 두산 김동주는 프로 14년 만에 처음 선발 1루수로 출장했다. 대신 무릎부상 중인 주전1루수 최준석은 지명타자로 기용됐다.

김동주는 2008년 10월27일 문학에서 열린 SK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1루수를 소화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때는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가 손목 통증으로 악송구를 2개 한 뒤 자리를 옮긴 경우였다.

경기 전 김동주는 “대학 1학년 때 1루수를 해 보고 처음”이라고 했다. 직접 주문한 1루수미트까지 끼고나왔지만, 역시 1루 수비는 쉽지 않았다. 0-3으로 뒤진 5회말 수비 무사1·2루. 넥센 허도환의 번트타구를 잡은 투수 김승회는 여유 있게 1루로 송구했다. 완벽한 아웃타이밍이었지만 1루수 김동주는 평범한 송구를 놓쳤다. 김동주의 실책이 빌미가 돼 두산은 5회에만 7점을 내줬다.

○현대야구에서 1루 수비가 중요한 이유 ‘뛰는 야구 득세’와 ‘좌타자 증가’

1루수 가운데 강타자들이 많은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현대 야구에서는 1루수비의 중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다. 두산 1루수 최준석은 그 이유로 2가지를 꼽는다. 첫 번째는 좌타자의 증가다. 이로써 1루수는 상대적으로 더 넓은 수비반경을 요구받게 됐다. 1루수쪽으로 향하는 강습타구 역시 늘어났다.

하지만 최준석이 이보다 더 중요하게 지적한 것은 뛰는 야구의 득세다. 주자가 1루에 있을 때, 1루수는 ‘주자견제와 타구처리’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 주자 1루시 타자는 주로 1∼2루 사이로 타구를 보내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1루수는 1루에 붙어 있다가 민첩하게 수비 위치로 빠져나온다. 쉴 새 없이 1루를 ‘들락날락’거리는 동선이다.

최준석은 이에 대해 “체력소모가 크고, 집중력도 많이 요구 된다”고 했다. 현대야구에서는 주자의 스타트가 좋아진 만큼 투수들의 견제능력도 향상됐다. 견제구 던지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해 1루수는 항상 투수를 주시해야 한다. 최준석은 “순간적으로 투수를 시선에서 놓치면 끔찍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급 1루수라면 좋은 송구 유도할 수 있어야

넥센 1루수 이숭용은 “1루수의 노련미”를 강조한다. 1루수가 단순한 포구자에 머물 것이 아니라, 좋은 송구의 유도자가 돼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1루수가 1루를 지키고 있을 때 주자가 뛰어 들어오는 방향으로 송구가 오면, 타자주자와 부딪힐 위험이 있다.

따라서 1루수는 그 반대방향(왼손잡이의 경우 미트를 낀 쪽)으로 표적을 유도해야 한다”고 했다. 3루수나 유격수가 깊은 타구를 처리하는 경우, 라이트나 햇빛 때문에 1루수의 시야확보가 어려운 경우 등에는 1루수가 다른 내야수와 미리 ‘원바운드’ 송구를 약속하기도 한다. 내야수들의 1루 송구에는 싱커성, 슬라이더성 등 독특한 구질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베테랑 1루수들은 경험적으로 이를 파악해 안정적인 포구를 한다.

목동 | 전영희 기자 (트위터@setupman11)setup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