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평창! 새로운 지평을 열다] 이건희 회장의 열정이 평창을 춤추게 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7월 8일 07시 00분


■ 평창 유치 1등공신…삼성의 힘!

이회장 1년반 동안 170일 해외출장…지구 5바퀴 넘게 유치 활동
글로벌 회장 자존심 버리고 1시간 30분 기다려 IOC위원 만나기도
둘째사위 김재열 사장 그림자 수행…삼성가 차세대 스포츠리더로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치과정에서는 ‘글로벌 기업’ 삼성의 힘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특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삼성전자 이건희(69) 회장의 전방위적인 활동이 유치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것이 중평이다. 이 회장은 1996년 IOC위원에 선출됐고, 삼성전자는 1998년 IOC와 공식 파트너 계약을 맺었다. 삼성은 세계최대의 스포츠제전인 올림픽을 공식후원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확고히 했다. 이 회장 역시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이후 국제 스포츠계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국인으로서 입지를 굳혀왔다.

● 삼성 이건희 회장, IOC위원들과의 물밑접촉으로 쾌거 이끌어

지난 1년 반 동안 이 회장의 유치행보는 첩보작전을 방불케 했다. 삼성 그룹은 유치활동에 관한 이 회장의 모든 일정을 비밀에 부쳤다. 그 이유는 올림픽 공식 스폰서인 삼성전자의 회장으로서는 공개적인 유치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대신 이 회장은 IOC 위원 자격으로 동료위원들을 일대일로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국제스포츠 전문가들은 “냉정하게 말해서, 올림픽 개최지는 이미 총회 프레젠테이션 이전에 결정된다”고 말한다. IOC 위원들과의 물밑접촉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 회장은 바로 이 역할을 수행할 적임자였다. 모 IOC 위원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모든 일정을 급히 취소하고 그에게 달려가기도 했고, 무려 1시간30분을 기다려 IOC위원을 만난 일도 있었다. 글로벌 기업 오너로서의 자존심과 체면을 내세우기보다는, 오직 국가적 대사를 위한 열정 하나로 뛴 것이다.

이 회장은 2010년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부터 더반 IOC 총회까지 약 1년 반 동안 11차례에 걸쳐 170일 동안 출장을 다녔다. 이 기간 동안 총 이동거리만 21만km에 달한다. 이는 지구를 5바퀴 넘게 돈 거리에 해당한다. 이 회장 스스로도 “만날 사람은 다 만났다”고 할 정도였다. 결국 그 열정은 평창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이 회장은 “전부 나보고 했다고 하는데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이 이렇게 만든 것이고 평창 유치 팀들이 고생이 많았다. 특히 대통령이 오셔서 전체 분위기를 올려놓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합쳐져서 이뤄낸 것이다. 나는 조그만 부분을 담당했을 뿐”이라며 몸을 낮췄다.

● 제일모직 김재열 사장, 차세대 리더로 이 회장 그림자수행

이건희 회장은 더반총회개최 5일전 결전의 땅에 도착해 마지막 순간까지 부동표를 잡는데 전력을 다했다. 이 회장의 둘째사위인 김재열(43·제일모직 사장) 대한빙상경기연맹회장은 현지에서 매 순간 이 회장을 그림자처럼 수행했다. 이미 오너 일가에서 김 회장이 두터운 신임을 받는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삼성이 후원하는 경기단체 중, 오너 일가에서 수장을 맡고 있는 경우도 김 회장이 유일하다. 김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활동을 통해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차세대 스포츠리더로 자리매김했다. IOC위원의 임기는 80세. 이 회장 이후 차기 IOC위원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전영희 기자 (트위터 @setupman11)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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