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나브라틸로바” 윔블던 기립박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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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8위 체코 크비토바, 샤라포바 꺾고 우승 환호

노바크 조코비치(24·세르비아)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세계 랭킹 2위 조코비치는 4일 영국 런던 인근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끝난 윔블던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1위 라파엘 나달(25·스페인)을 3-1(6-4, 6-1, 1-6, 6-3)로 완파했다.

이번 대회 첫 결승 진출로 이번 주 발표될 세계 랭킹에서 처음으로 1위 등극을 확정지었던 조코비치는 트로피까지 품에 안았다.

올해 조코비치는 최고의 한 해를 맞았다. 지난달 프랑스오픈 4강전에서 로저 페데러에게 패하기 전까지 41연승을 질주한 뒤 이번 대회에서 다시 7연승으로 정상에 골인했다.

윔블던 20연승을 달리며 지난해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노렸던 나달은 발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던 반면 조코비치의 강력한 서브와 그라운드 스트로크는 불을 뿜었다. 올 시즌 나달과의 상대 전적에서도 5전 전승의 우위를 지킨 조코비치는 “4, 5세 때부터 꿈속에서 그리던 순간이 현실이 됐다”며 흥분했다. 메이저 통산 3번째 우승.

여자 단식에서는 체코의 떠오르는 별 페트라 크비토바(21)가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안았다. 세계 랭킹 8위 크비토바는 결승에서 세계 6위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를 2-0(6-3, 6-4)으로 완파했다. 인구 5930명에 불과한 체코의 작은 도시 풀네크에서 성장한 크비토바는 지난해 부시장으로 선출된 아버지로부터 처음 테니스를 배웠다.

역시 체코 출신으로 자신과 같은 왼손잡이였던 ‘철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55)는 그의 우상이었다. 지난해 윔블던에서 그는 4강에 진출하면서 나브라틸로바를 직접 볼 수 있었다. 1년이 흘러 그는 나브라틸로바가 9차례나 들어 올렸던 윔블던 여자 단식 우승 트로피인 ‘비너스 로즈워터 디시’를 들어 올렸다. 시속 167km 서브 에이스로 매치포인트를 장식한 크비토바는 코트에 무릎을 꿇고 환호했다. 귀빈석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나브라틸로바는 흐뭇한 미소 속에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7년 만의 정상 복귀를 노린 샤라포바는 6세 때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만난 나브라틸로바의 권유로 미국 유학을 떠나 성공 시대를 열었다. ‘마르티나 키즈’끼리의 우승 대결에서 크비토바는 처음 메이저 결승을 밟은 신예답지 않게 침착했다.

윔블던 여자 단식에서 왼손잡이가 우승한 것은 1990년 나브라틸로바 이후 처음이다. 체코 출신으로는 1998년 야나 노보트나 이후 13년 만이다. 지난해 여자프로테니스(WTA) 신인상을 받은 크비토바는 올 시즌 자신의 통산 5승 중 4승을 땄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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