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이대호는 ‘야구천재’…방망이 타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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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3일 07시 00분


이대호. 스포츠동아DB
이대호. 스포츠동아DB
천재형인가 노력형인가…그를 바라보는 시각
“노력형 선수”라고 이대호는 말하지만…

김무관코치 등 대부분 “능력+노력 결과”

홍성흔 “강한 승부욕 있기에 재능 꽃피워”

“남들은 저보고 타고 났다고 하지만, 저는 노력형이에요. 아시잖아요.”(이대호·사진)

“열심히 하는 건 아는데, 남들보다 많이 타고난 건 맞지.”(장재영 트레이닝코치)

22일 두산 경기가 우천 취소된 뒤 사직구장 2층 복도에서 간이 러닝훈련을 하던 롯데 이대호와 장재영 코치의 대화다. 이대호는 “난 노력형”이라고 강변했지만, 장 코치의 말처럼 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천재형 능력을 타고 났다”고 말한다.

‘국민타자’ 이승엽(오릭스)의 최전성기 시절과 비교했을 때, 타격 기술과 완성도 면에서 이미 이승엽을 넘어 한국 프로야구 최고 타자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대호. 그는 ‘타고난 선수’일까 아니면 ‘후천적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타자’일까.

이대호가 “나보다 내 자신을 더 잘 아는 컴퓨터 같은 분”이라고 따르는 김무관 타격코치는 “일정 부분 최고의 자질을 타고난 것도 맞고, 어느 정도의 노력도 뒷받침 된 결과”라고 말했다.

194cm의 키에 130kg이 넘는 육중한 덩치를 자랑하는 이대호의 최고 강점 중 하나는 유연성. 핫코너로 불리는 3루 수비를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유연성은 타고 났다는 게 주변의 공통적 평가다. 하지만 유연성만으로 ‘한국의 4번타자’로 불리는 이대호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김 코치는 “기본기가 갖춰진 상태에서 시작해 시간이 갈수록 좋은 스윙메커니즘을 완성해가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몸쪽 높은 볼까지 쳐 낼 수 있는 이상적인 스윙 궤적은 타고 난 게 아니라 꾸준한 연구와 노력에 의한 게 사실. 김 코치는 덧붙여 “순간적인 투구 대응 능력, 컨택트 능력도 어느 정도 타고났지만 이 능력도 해가 가면서 더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타격기계’로 불리는 두산 김현수가 “대호형은 이제 볼을 안타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까지 갖췄다. 흠을 찾기 힘든 완벽에 가까운 타자”라고 평하는 것도 그래서다.

이대호가 자신의 능력을 꽃피울 수 있었던 데에는 팀 선배인 홍성흔이 말하듯 ‘지독한 승부욕’도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 남들에게 지고 싶지 않다, 경쟁에서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자세는 스스로에 대한 끊임없는 채찍질로 이어졌다. 똑같은 훈련에서도 보통 선수들보다 높은 집중도로 많은 성과를 만들어내고, 이것이 빼어난 성적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천재는 타고 나지만, 천재가 모두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건 아니다. 최고는 타고난 재능에 각고의 노력이 보태졌을 때 탄생한다. 이대호가 그런 셈이다.

사직|김도헌 기자(트위터 @kimdohoney) dohoney@donga.com
사진ㅣ박화용 기자(트위터 @seven7sola)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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