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선, 스물넷 잔치가 시작됐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3월 7일 07시 00분


프로2년차 신인 호남더비서 결승골
정해성감독 “깜짝 놀랄 선수” 극찬

‘호남더비’의 결승골 주인공인 프로 2년차 전남의 공영선(24). 그는 전반 22분 강력한 중거리포로 지역 라이벌 전북을 무너뜨렸다. 전남 정해성 감독의 K리그 사령탑 복귀전이었다는 점에서 그의 골은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지난해 K리그에 데뷔한 공영선은 5경기에 출전, 2골을 넣긴 했지만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무명 선수였다. 광양제철고 시절 유망주로 꼽혔지만 대학 진학을 원한 부모의 뜻에 따라 프로에 직행하지 않았다. 연세대 입학 이후 잦은 부상으로 양쪽 발목을 모두 수술 받은 탓에 대학 선발에도 뛰지 못했다.

지긋지긋한 부상 징크스는 프로에서도 계속됐다. 지난 해 동계 훈련을 잘 소화해 경기 출전이 예상됐지만 컨디션 난조와 부상으로 기회를 잡지 못했다. 결국 1경기 출전으로 개점휴업에 들어갔고, 시즌 종료 직전에 4경기를 뛰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정 감독 부임과 함께 다시 경쟁에 뛰어들었다. 스피드가 좋고 저돌적인 플레이가 장점인 공영선은 정 감독이 원하는 스타일에 부합되는 선수였다. 고교와 대학에서 유망주였던 공영선의 프로필을 본 정 감독은 꾸준하게 기회를 줬다. 그는 동계훈련 동안 5차례 연습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팀 내 최다 골의 주인공이 됐다. 그리고 확실한 주전으로 발돋움한 뒤 자신에게 기회를 준 스승에게 복귀전 승리라는 값진 선물을 했다.

정 감독은 “진작부터 깜짝 놀랄 선수가 있다고 했는데 그게 공영선이었다. 끼를 가지고 있다. 기술이나 체력적으로 조금만 더 가다듬으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공영선은 “프로에 뒤늦게 온 것이 후회되기도 하지만 정 감독님과 만난 게 행운인 것 같다”며 “이제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생각하고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뜻 깊은 골을 넣어 너무 기쁘다. 앞으로 꾸준하게 출전하면서 더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시즌 목표를 밝혔다.

전주|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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