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아바타’ 구자철 있으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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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8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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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전서 캡틴박 빠진 왼쪽 윙 기용
수비MF→중앙MF→측면 닮은꼴 변신

구자철. [동아일보 DB]
구자철. [동아일보 DB]
카타르 아시안 컵을 통해 에이스로 급부상한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은 최근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맨유)의 뒤를 이을 유력 후보 1순위다.

그간 박지성은 대표팀에서 붙박이 왼쪽 윙 포워드로 활약해왔다. 10일(이하 한국시간) 벌어질 터키와의 평가전 최대 관전 포인트는 박지성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는 것. 대표팀 조광래 감독은 터키전 때 구자철과 박주영(AS모나코)을 번갈아가며 왼 측면에 배치시키겠다는 뜻을 전했다.

박지성은 은퇴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포지션에서 후임자로 손흥민(함부르크)과 김보경(오이타)을 낙점했지만 조 감독은 경험적인 이유를 들어 구자철의 활용에 무게를 실었다. 본래 수비형 미드필더로 뛴 구자철은 아시안 컵 때 섀도 스트라이커로 뛰며 득점왕(5골)에 올라 진정한 ‘멀티’ 자원임을 만천하에 알렸다. 결국 터키전은 ‘박지성 시프트’ 외 ‘구자철 시프트’의 서막을 알리는 시험 무대가 될 수도 있다.

박지성의 뒤를 이어 팀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부담감은 없을까. 대답은 간단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노(NO)’였다.

늘 태평하고, 어른스러운 태도로 일관해 ‘애늙은이’라는 호칭까지 지닌 구자철은 7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첫 훈련을 마친 뒤 “선배(박지성)와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은 안타깝지만 빈 자리를 의식하기보다 팀에 어떻게 도움을 주느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자신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구자철은 철저히 박지성의 전철을 밟는다. 지금은 공격형에 가까운 포지션을 맡았지만 처음 대표팀에서 박지성의 역할은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수비형 미드필더→중앙 미드필더(섀도 스트라이커)→윙 포워드’까지 포지션 변화 과정까지 똑같은 셈이다. 독일 분데스리가 정벌을 앞둔 구자철의 또 다른 진화를 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로운 터키전이다.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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