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뱉은 선수와 유니폼 교환…차두리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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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3일 07시 00분


예전 무시 당한 경험 떠올라
“난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두리. 스포츠동아DB.
차두리. 스포츠동아DB.
대표팀 수비수 차두리(31·셀틱FC·사진)가 작년 남아공월드컵에 이어 이번 아시안 컵에서도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차미네이터’ ‘차로봇’에 이어 이제는 ‘대인배’다. 자신에게 침을 뱉은 상대 선수와 경기 후 흔쾌히 유니폼을 교환한 사실이 알려져 네티즌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차두리는 11일(한국시간) 바레인과의 아시안 컵 C조 조별리그 1차전을 마친 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로그를 통해 일화를 소개했다.

“후반 중반 나의 전담 마크인 3번(마르주키)과 언성을 높이며 서로 싸웠는데 마지막에 내 얼굴에 침을 뱉었다. 옆에 있던 (기)성용이가 심판에게 달려갔지만 아무도 보지를 못했다”고 분개했다.

그러나 더욱 황당한 건 경기 후 일이었다. 차두리가 욕이라도 시원하게 해주고 가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마르주키가 너무나 불쌍한 표정으로 ‘쏘리’를 연발하며 유니폼을 바꾸자고 했다. 차두리는 “화가 많이 났지만 내가 대표팀 처음 됐을 때 영국과의 평가전이 갑자기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며 순순히 유니폼을 교환했다.

차두리가 말한 예전 경험은 2002년 5월 21일 잉글랜드와의 평가전. 경기 후 차두리가 테디 셰링험에게 유니폼을 바꾸자고 제안했지만 경기를 비긴 탓에 화가 났는지 교환을 거절했다.

차두리는 “우리 보다 잘한다고 생각되는 나라 그리고 흔히 말하는 스타플레이어에게 완전 무시당했다. 나는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차두리의 마지막 멘트가 인상 깊다. “이것이 스포츠인 것 같다. 경기 중에는 승리를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러나 경기가 끝나면 잘난 놈 못난 놈이 없다. 모두가 똑같은 인간이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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