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형제의 난…동생이 웃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10월 28일 07시 00분


조동현 15점 맹활약…경기 MVP
부상후 첫선발 형 상현 5점 그쳐
KT, LG 82-72 꺾고 4연승 행진

오랜만에 한 코트에 선 조동현(KT)-조상현(LG) 쌍둥이 형제의 맞대결은 동생 조동현의 압승으로 끝났다. KT도 LG를 10점차로 누르고 4연승을 달렸다.

KT는 27일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LG와의 홈경기에서 82-72로 승리했다.

이날은 부상을 털고 선발출장한 조상현-동현 쌍둥이 형제의 대결에 이목이 집중됐지만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두 선수의 명암은 극명하게 갈렸다.

조동현은 히어로였다. 양 팀이 경기 시작 후 2분 동안 단 1점도 올리지 못할 때 가장 먼저 물꼬를 튼 선수다. 경기 초반 KT의 공격이 매끄럽지 못하자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수비수를 외곽으로 유인한 뒤 재빠르게 골밑을 파고드는 재치로 상대팀을 뒤흔들었고, 찬스만 오면 외곽슛을 성공시켜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었다.

상대팀 추격의 불씨가 살아나려고 할 때마다 스틸로 흐름을 끊기도 했다. 15득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 3스틸.

조상현은 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었다. 1∼2쿼터에서 5득점에 그쳤고 리바운드 1개, 어시스트 1개를 올렸을 뿐,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3점슛도 단 1번밖에 성공시키지 못했다. 결국 후반에는 벤치를 지켜야 했다.

KT와 LG의 대결도 조 형제의 대결처럼 집중력 싸움에서 갈렸다. LG는 문태영과 후반에 투입된 김용우 등이 분전했지만 좋은 흐름을 만들 수 있는 상황에서 패스미스 등 번번이 실수를 저지르며 자멸했다. 반면 KT는 조동현을 비롯해 박상오 표명일 등이 마지막까지 공을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승부근성을 보였다.

이날 경기 MVP로 선정된 조동현은 “KT는 특정선수 위주로 뛰는 팀이 아니기 때문에 체력적인 문제는 없다”며 “비록 주전선수들이 대표팀에 차출돼 있지만 남은 선수들이 1라운드에서 많은 승수를 쌓아 마지막에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형과의 대결에 대해서는 “형제지만 아무래도 코트 위에서는 서로 지지 않으려고 악을 품는 것 같다”면서도 “(형이) 부상 이후 첫 선발출장인데 팀이 져서 속상할 것 같다”며 형제애를 보였다.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홈팀 동부가 원정팀 삼성을 78-60으로 제압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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