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야구 롤러코스터] ‘모래알 팀’ 수모 당한 롯데 “롯데샌드 치워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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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8일 07시 00분


“야구계 뒷담화 이제는 말해 볼래요”

어수선한 5월이 지나고 6월이 왔어요. 거리엔 빨간 옷 입은 사람들이 하나둘 출몰하기 시작해요. 월드컵 기간이 다가오나 봐요. 그러나 야구장은 이에 아랑곳없이 여전히 북새통이에요. 뜨거워지는 날씨만큼이나 뜨거운 야구열기. 야구장의 롤러코스터는 6월에도 멈추지 않아요.○뒤로 빠지고 싶은 모래알팀 논쟁?

김성근감독 롯데를 모래알 비유했다 사과를 해요

쿨하게 넘긴 롯데,지정석 롯데샌드는 치워버려요

SK 김성근 감독이 설화(舌禍)를 겪었어요. 이른바 ‘야신설화’예요. 한 강연에서 롯데를 두고 ‘모래알’이라고 비유를 하면서 한바탕 회오리가 분 사건이에요. 롯데 로이스터 감독은 처음엔 “무슨 뜻이냐”며 통역에게 설명 부탁해요. 언어장벽에 헤딩부터 했어요. 설명 들은 뒤 “우리팀에 대한 그분의 의견일 뿐”이라며 쿨하게 웃어넘겨요. 그래도 사태는 아롱사태, SK측 급당황해요. 문학경기 앞두고 김성근 감독, 민경삼 단장 전화통 붙잡아요. 부산에 있는 로이스터 감독, 배재후 단장에게 전화 걸어 사과해요. 그런데 모래알 공방이 왔다갔다 한 날, 하필이면 롯데 상대팀은 LG였어요. 그러고보니 기자실 뒤쪽에 LG 구단 관계자 앉아 있어요. 눈이 마주치자 모두들 그냥 웃고 말아요. LG 관계자 자학개그를 하면서 시베리안 허스키 같은 어색한 분위기 수습해요. “원조 모래알은 빠져 있겠습니다.” 그동안 모래알 하면 LG, 그런데 모래알 타이틀이 이젠 롯데로 옮겨갔어요. 레알 LG∼. 레알 롯데∼. 다시 한번 ‘엘롯동맹’ 됐어요. 다음날 더 웃긴 일 생겨요. “SK측이 사과까지 했으니 없던 일로 하겠다”던 롯데, 사직구장 지정석과 관계자석 테이블에 올려놓던 전통의 과자 하나를 치워버렸어요. 그 과자 이름은 바로 ‘롯데 샌드(SAND)’였어요.

○머리 밀고 본전도 못 찾은 채태인

채태인이 머리 밀었어요. 그런데 반응이 이상해요

TV본 장모가 전화해요“타석에 목탁 들고 나가게”

삼성 채태인, 화끈하게 머리 밀었어요. 스포츠형을 넘은 삭발. 동네 미용실에서 깎았더니 3000원짜리래요. 너무 싸다 싶어 미용실 언니에게 5000원 주고 거스름돈도 안 받았어요. 2000원은 과자 사 먹으라고 인심 썼어요. 나름 예쁜 두상, 이런 모습 보고 주위에서 칭찬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분위기 아니에요. 삼성선수들 구박해요. 상대팀 선수들도 멀리서 보고는 “삼성에 용병타자 새로 왔냐”며 수군거려요. 가까이에서 보고는 “절에 들어가라”고 외쳐요. 사방에 아군은 없고 적군만 우글거려요. ‘그래도 식구들은 내 편이겠지….’ 집에 들어갔더니 애기도 아빠 못 알아보고 울기만 해요. 이런 우라질네이션. 따르릉 전화가 와요. 장모님이에요. “채서방, 안 좋은 일 있어?”, “아뇨, 그냥 더워서….” TV중계 보던 장모는 어이가 안드로메다로 날아갔는지 한마디 던져요. “깜짝 놀랐잖아. 차라리 타석에 방망이 대신 목탁 들고 나가게.” 그런데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져요. 30도 넘는 대구구장, 경기 전 훈련하다 기절할 뻔했어요. 머리 없으니 땀이 더 쏟아져요. 옆에 있던 한 빛나리 아저씨 한마디 해요. “숲이 있어야 땀이 덜 나. 그걸 이제 알았냐?” 채태인은 한숨을 쉬더니 “차라리 절에 들어갈까? 이래봬도 큰할아버지가 조계종 총무원장 출신인데….”

○또 재현되는 사인 훔치기 논란

해마다 되풀이되는 논란, 올해도 어김없이 되풀이돼요. 사인 훔치기 논란이에요. 최근 A팀과 B팀 감정이 상했어요. A팀이 B팀 포수 사인 훔쳤다는 의혹. 그래서 A팀 코치와 B팀 코치가 경기 전 덕아웃에서 싸워요. 고성이 핑퐁처럼 왔다갔다해요. B팀 코치가 “사인 왜 훔치느냐”고 따지자 A팀은 으레 그렇듯 “증거 있냐”며 몰아붙였어요. 멱살만 잡지 않았지 험악한 분위기, 시베리아 벌판에 핀 개나리를 입에 문 십장생 같은 경우에요. 결국 심증만 있고 물증 없으니 B팀도 더 따질 수는 없어요. 그런데 C구단 코치 그 얘기 전해듣고는 고개 끄덕여요. 그리고는 한마디 해요. “빈볼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라고∼.” C팀도 올 시즌 2개월 동안 A팀 만나면 투수사인만 3번 바꿨다고 고백해요. 그러다보니 결국 선수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고 있어요. 바뀐 사인 다시 외우느라 가뜩이나 아픈 머리 더 아파요. 경험 적은 선수들 사인미스 저지르는 것도 이해가 돼요 . 선수협은 그라운드 밖에서야 사인 해독 상관없지만 적어도 그라운드 위에서는 하지 말자 약속 했어요. 날씨가 더워지면서 순위싸움은 치열해지고, 신경은 날카로워져요. 그러면서 아무 일 아닌 것이 오해로 발전하기도 해요. 오해할 짓 하지 말고, 들킬 짓도 하지 말자. 이러다 감정 더 폭발하면 진흙탕 개싸움으로 번져요.

○재미로 보는 야구판과 지방선거의 상관관계

민심의 동향을 알 수 있었던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났어요. 프로야구와 선거, 큰 상관관계가 없는 것 같지만 야구인들도 야구 끝나고 개표 결과에 나름 관심 쏟았어요. 특히 동명이인 후보자의 당락을 놓고 꿈보다 좋은 해몽들을 내놓아요. 정치적 관점이나 정당 선호도를 떠나 배꼽 잡는 해석이 난무했어요. ‘타격 기계’ 두산 김현수는 동명이인이 3명이나 출마했어요. 그리고 3명 모두 당선. 역시 타율이 좋아요. 상위권(기득권)을 지키려는 팀답게 모두 여당인 한나라당 소속이래요. 다음은 부상으로 2군에 있는 KIA 김상현. 2명의 김상현 후보가 출마했는데 한 명 당선됐어요. 남은 시즌 절반은 잘 할 수 있다는 뜻이래요. 하지만 해외파 희비를 보면 결과와 큰 상관이 없는 것 같기도 해요. 민주당 박찬호 의원은 당선됐지만 같은 당 김태균 의원은 낙선했어요. 어쨌든 최고의 ‘싱크로율’은 바로 넥센 강정호예요. 가난한 구단, 힘없는 구단, 선수의 재분배를 외치는 넥센. 그리고 강정호의 동명이인은 힘없는 서민을 위해 부의 재분배를 외치는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출마했어요. 결과는 아쉽게도 낙선. 사실 넥센 강정호도 출마한 게 있어요. 바로 광저우행. 야구선수 강정호는 당선될 수 있을까요?

○세상에서 제일 비싼 아이스크림 먹었어요


지난주 삼성이 KIA와 롯데 만나 1승5패로 KO 당했어요. 그 앞서 1·2위 SK, 두산한테는 5승1패였어요. 개같이 벌어 정승처럼 쓴 꼴이에요. 2주간 중상위권 판도 삼삼하게 만든 공로 커요. KBO에서 상 줘야 해요. 특히 롯데에 당한 3연패 무지 아파요. 충격의 3연전 싹쓸이 패 당한 6일, 경기 전 삼성 신명철 롯데 라커룸 방문했어요. 2006년까지 롯데 유니폼 입었으니 친정팀 나들이. 때마침 아이스크림 케이크 배달됐어요. 가마솥이 따로 없는 대구의 뙤약볕 아래서 훈련 마친 뒤라 옛 동료들은 제쳐두고 아이스크림 쪽으로 안구가 쏠려요. 그 순간 훼방꾼 끼어들어요. 롯데 양상문 투수코치, 신명철 롯데 있을 땐 감독님이었어요. 사람 좋기로 유명한 양 코치 잊지 않고 한 마디 해요. “명철아, 많이 먹어라.” 신명철, 신명 나게 아이스크림 퍼먹어요. 그런데 뒤통수에 아이스크림보다 차가운 한마디가 날아들어요. “그라고 어제처럼 좀 놓치고.” 5일 경기 8회 신명철이 저지른 실책 얘기에요. 그뿐 아니에요. “주자 있을 때는 땅볼 좀 치고.” 곁에서 듣고 있던 롯데 선수들 거들어요. “장원삼도 금요일에 여기 왔다가 어제(5일) 털렸다.” 아이스크림 넘어가던 목구멍이 화끈해져요. 결국 삼진 2개 먹더니 5회에는 병살타. 교체 당연해요. 아이스크림 먹다 값비싼 대가 치른 명철신이에요.

[스포츠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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