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D-100]축구화 바닥 ‘스터드’가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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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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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껏 달리다 갑자기 멈춰야 한다. 대포알 같은 슛도 날리고 깊숙한 태클도 불사한다. 축구화는 이 모든 것을 견뎌야 한다. 그것도 마룻바닥이 아닌 실외에서.

축구화의 상징은 바닥에 달려 있는 스터드(stud·징)이다. 지면과 닿는 스터드에만 압력이 가해져 바닥이 평평한 신발보다 마찰력이 커진다. 하이힐을 신고 흙길을 걸을 때 뾰족한 굽에 땅이 깊이 파이는 경우를 떠올리면 된다. 스터드가 있어 선수들은 급격한 움직임에도 미끄러지지 않고 방향 전환이 가능하다.

스터드의 수는 보통 6∼14개. 개수와 형태(원통형, 바형 등)는 포지션이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다르지만 요즘에는 스폰서 업체를 통해 맞춤형 축구화를 신는 선수가 늘고 있다.

스피드가 중요한 공격수는 주로 스터드 수가 적은 축구화를 신는다. 육상 단거리 선수들이 신발 앞쪽에만 6개 안팎의 뾰족한 스터드가 달린 신발을 신어 지면과의 마찰력을 극대화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는 10개짜리 아디다스 F50i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는 6개짜리 나이키 머큐리얼 베이퍼 슈퍼플라이Ⅱ를 신는다. 반면 안정된 움직임과 정확한 패스가 중요한 미드필더는 스터드 수가 많아 접지력이 좋은 축구화를 이용한다. 지네딘 지단(은퇴)은 13∼14개가 달린 축구화를 애용했다. 골키퍼 축구화는 다른 포지션보다 스터드가 길고 단단해 점프 뒤 착지를 할 때도 지지력이 우수하다. 최근 나이키는 경기장 상태와 선수 동작에 따라 최대 3mm까지 알아서 줄고 늘어나는 스마트 스터드 축구화를 출시하기도 했다. 외피도 중요한 요소다. 얇고 가벼운 게 대세다. 좌우 움직임이 많은 미드필더용 축구화는 부드러운 캥거루 가죽을 많이 쓴다. 1990년대만 해도 한 짝의 무게가 350g 안팎인 축구화가 대부분이었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200g 안팎의 제품도 많이 등장했다. 디자인도 기능을 좌우한다. 발등 부분을 바느질 없는 열 접착방식으로 처리하면 볼을 컨트롤하기 쉽다. 끈이 있는 부분을 중앙에서 벗어나게 해 킥을 할 때 발등의 압력을 고루 분산하는 제품도 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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