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구마모토의 추억 다시 한번”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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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초 겨울전훈후 K리그 우승
2년만에 찾아 “정상탈환” 구슬땀

일본 규슈 구마모토의 스이젠지 경기장. 스탠드에는 ‘우리의 땀방울 팬들의 사랑으로 돌아온다’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이 올 시즌 내건 모토다.

구마모토는 수원에 약속의 땅이다. 2008년 초 따뜻한 이곳에서 전지훈련을 한 뒤 K리그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팬퍼시픽대회와 홍콩에서 열린 구정컵에 참가하느라 이곳을 찾지 못한 탓인지 리그 10위로 처졌다. FA(축구협회)컵에서 우승하긴 했지만 자존심이 상하는 결과였다. 반면 지난해 이곳을 찾은 전북 현대는 리그 정상에 올랐다.

나쁜 징크스는 버려야 하지만 좋은 징크스는 살리면 좋은 법. 수원이 6일 구마모토를 다시 찾은 이유다. 차범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2008년의 좋은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매일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다.

차 감독은 우승을 향한 굳은 의지와 함께 팬을 위한 ‘서비스 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파울과 항의는 줄이고 박진감 넘치고 공격지향적인 축구를 해야 팬들이 경기장을 찾기 때문이다. 이윤우 구단주를 중심으로 프런트 직원들도 여성 및 어린이 팬을 축구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경기장 속의 새로운 문화 아이템 발굴에 나서는 등 팬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구마모토시의 수원 특별대우도 눈에 띈다. 구마모토 관계자들은 수원 선수단이 도착한 날 경기장에서 환영식을 열어 김과 과일 등 지역 특산물을 전달했다. 시에서 가장 좋은 구마모토테르사호텔을 잡아주고 걸어서 5분 거리의 경기장을 훈련장으로 내줬다. 쓰쓰라바라 기요시 구마모토 관광진흥부장은 “수원이 찾아줘서 구마모토도 발전한다. 올해 꼭 우승하길 빌겠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수원과 구마모토의 찰떡궁합이 올해는 어떤 결과를 낳을지 흥미롭다.

구마모토=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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