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넘어 전설로” 밴쿠버 빛낼 왕별들

  • 동아일보

《13일 개막하는 밴쿠버 겨울올림픽에 한국이 사상 최초로 참가하는 종목이 있다. 김호준(20·한국체대)이 출전하는 스노보드(하프파이프). 11년 경력인 김호준의 보드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1월 세계스노보드선수권대회에서 그는 33위였다. 이 종목 세계 1인자는 도대체 몇 살 때부터 시작했는지, 누구일지 궁금해진다.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이변이 없는 한 금메달을 딸 것으로 예상되는 ‘1인자’들은 누구일까.》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에는 ‘전설’이 있다. 미국의 숀 화이트(24). 붉은 머리카락을 치렁치렁 기르고 다녀 별명이 ‘나는 토마토’다. 여섯 살 때 보드를 시작한 그는 익스트림 스포츠의 세계선수권 격인 엑스게임 스노보드 슈퍼파이프 부문에서 2003년부터 올해까지 8년 연속 우승했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 하프파이프 금메달리스트이며 이번 대회에서도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독특한 개성과 끊임없이 내놓는 새로운 기술로 엑스 스포츠를 주름잡는 그는 수십 개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아 한 해 수입이 1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에선 4년 전 토리노 대회 때 남자 1000m에서 올림픽 개인 종목 사상 첫 흑인 금메달리스트가 된 섀니 데이비스(28·미국)가 더욱 강력해졌다. 스피드스케이팅 개인 5개 종목(500m, 1000m, 1500m, 5000m, 1만 m) 모두 출전권을 땄다. 미국인으로 겨울올림픽 개인 5종목 출전자는 1980년 레이크플래시드 대회 5관왕 에릭 하이든 이후 30년 만이다. 데이비스의 주 종목은 1000m와 1500m로 두 종목 모두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규혁(서울시청)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셈이다.

아이스하키 쪽으로 눈을 돌려 보면 종주국 캐나다의 신동 시드니 크로스비(23)가 눈에 띈다. 180cm, 91kg의 체격에 왼쪽으로 슈팅하는 그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 피츠버그 펭귄스를 지난 시즌 17년 만에 스탠리컵 우승으로 이끈 주역. 2008, 2009년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잇따라 러시아에 패하며 자존심이 상한 캐나다는 자국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서 명예 회복을 노린다.

스키 점프의 최고수는 시몬 아만(29·스위스)이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 21세의 어린 나이로 스키점프 K-90과 K-120 2관왕에 올랐다. 2006년 토리노 대회 땐 무관에 그쳤지만 2007년 세계선수권 라지힐에서 우승했고 올 시즌 스키점프 월드컵 랭킹 1위를 달리며 8년 전 올림픽에서의 영광을 되찾아올 기세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이 결합된 바이애슬론에서는 노르웨이의 올레 에이나르 비에른달렌(36)의 아성을 넘을 선수를 찾기 어렵다. 이미 4차례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 5개를 땄고 세계선수권에서 14차례 우승했다. 월드컵 시리즈에서는 91회 우승. 2002년 올림픽 4관왕인 그는 2006년엔 은메달 2개로 주춤했지만 지난해 평창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다시 4관왕에 오르며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여자 알파인스키에선 ‘스피드 퀸’으로 불리는 린지 본(25·미국), 여자 쇼트트랙에선 왕멍(25·중국)이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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