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스타탐구] 류현진, 윤석민표 슬라이더 접수…‘괴물피칭’ 15승 삼킨다

  • Array
  • 입력 2010년 1월 13일 07시 00분


코멘트

국내 최고의 에이스 한화 류현진

한화 류현진.
한화 류현진.
한화 류현진은 국내 최고의 선발투수다. 2006년 데뷔 이후 4년 동안 전체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62승을 기록했고 가장 많은 767.2이닝을 던졌다. 뛰어난 투구 밸런스와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안정감은 현역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류현진은 올시즌 목표를 15승과 방어율 2.50으로 잡았다. 김태균과 이범호의 일본진출, 송진우, 정민철의 은퇴, 김인식 감독 퇴임 등으로 팀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신인같은 자세로 또 한번 ‘괴물피칭’을 보여주겠다는 게 그의 각오다.

○탈삼진 욕심을 버리려구요!


김태균과 이범호의 일본진출로 득점지원이 줄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류현진은 간단하게 답했다. “저한테는 형들이 특급도우미인데 아쉽죠. 하지만 제가 점수를 안주면 이길 수 있어요.” 올해는 탈삼진 욕심을 버리겠다고 한다. 탈삼진은 류현진이 데뷔후 3차례나 타이틀을 차지한 부문. “탈삼진 욕심을 버리는 것이지 탈삼진 타이틀을 포기한다는 뜻은 아닙니다.”지난해 류현진의 이닝당 평균 투구수는 16.2개로 롯데 조정훈의 14.6개보다 2개 정도 많았다. 5월까지는 평균투구수가 17개를 넘기도 했다. “삼진 욕심을 내다보니까 투구수가 많아졌어요. 올해는 빨리 빨리 승부할 겁니다.” 상대투수보다 점수를 덜 주면 이기는 게 야구다. 에이스 류현진의 단순명쾌한 생각이다.

○7년연속 10승, 그리고 100승

류현진은 데뷔후 4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따내며 62승을 올렸다. 그는 2012년에 7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와 함께 100승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데뷔후 7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는 KIA 이강철코치(최다기록 10년 연속)밖에는 해낸 투수가 없다. 이강철 코치도 7시즌에 96승. 100승은 하지 못했다.

○올해 목표는 15승과 2점대 방어율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던 2006년 이후 류현진의 승수는 계속 줄었고 방어율은 높아졌다. 2006년 18승과 방어율 2.23에서 2007년(17승, 2.94), 2008년 (14승,3.31) 2009년(13승, 3.57)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부진한 성적은 아니지만 류현진이기에 아쉬운 면도 없지 않다. “올해는 특히 방어율에 신경을 쓸 생각입니다. 3년만에 15승도 하고 싶구요.” 데뷔후 류현진은 겨울에 제대로 쉴 틈이 없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 WBC 등 국제대회 참가와 준비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데뷔후 처음 여유롭게 겨울을 보내고 있는 류현진은 “2010년은 새로운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한일전 던지고 싶다!

류현진은 한일전에 아픈 추억이 있다. 국가대표로 첫 출전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일본전에서 초반에 무너졌다. 2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3회에 집중 4안타와 볼넷 2개를 내주며 5점을 허용한 것. 사회인야구팀으로 짜여진 일본에 패해 결국 동메달에 머물렀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첫등판한 경기였는데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류현진은 한일전에 다시 나가 던지고 싶다고 했다. “올림픽과 WBC에서 광현이와 중근이형 던지는 걸 보고 나도 던지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았어요. 정말 잘 던질 자신 있는데 기회가 올지 모르겠네요.”올해 일본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프로선수 중심의 정예멤버를 내보낸다고 한다. 봉중근과 김광현,류현진 과연 누가 일본전 선발로 나갈지 흥미롭다.
류현진은 어쩌면 2010년 한화의 ‘고독한 황태자’가 될지도 모른다. 한대화 감독의 시즌플랜에서 류현진의 건재는 필수불가결한 전제일 수밖에 없다. [스포츠동아 DB]
류현진은 어쩌면 2010년 한화의 ‘고독한 황태자’가 될지도 모른다. 한대화 감독의 시즌플랜에서 류현진의 건재는 필수불가결한 전제일 수밖에 없다. [스포츠동아 DB]

○미국으로 갈 겁니다

류현진의 최종목표는 메이저리그다. 어린 시절부터 메이저리그를 꿈꿨고 FA가 되면 미국으로 가고 싶다고 한다. 일본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FA가 되는 2015년이 되면 류현진은 만 28세가 된다. 나이로 보나 야구에 대한 완성도로 보나 적절한 시기다. 많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류현진과 김광현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 150km의 빠른 공과 수준급 변화구를 던지는 젊은 좌완투수. 거기에 병역면제까지 받았으니 군침을 흘릴 만하다. 류현진은 7시즌을 뛰고 난 2013년에 구단에서 허락한다면 미국에 빨리 진출하고 싶다고 한다. 해태시절 선동열과 이종범이 임대형식으로 일본 주니치에 입단한 것처럼 자신도 임대형식으로 미국에 가고 싶다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한화가 류현진을 임대형식으로 미국에 보낼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류현진은 메이저리그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한화는 내인생 최고의 팀!

류현진은 “한화가 아닌 다른 팀에 입단했으면 지금의 성적을 올리지 못했을 것”이라며 싱긋 웃었다. 4년을 함께 한 김인식 감독과 팀분위기. 그리고 당대 최고로 불리는 100승 투수들의 조언이 자신을 만들었다고 한다. “훈련량이 많거나 강압적인 팀분위기였다면 솔직히 힘들었을 거예요.” 한화의 자율적인 팀분위기 속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훈련할 수 있었던 게 맞아떨어졌다고 털어놓는다. 당대 최고 투수들에게서 얻은 배움도 컸다. 류현진 주위에는 대단한 투수들이 정말 많았다. 최다승 1,2위 투수 송진우와 정민철, 200세이브 투수 구대성과 함께 뛰었다. 2006년 최동원 투수코치부터 이상군, 한용덕 투수코치까지 모두 100승 투수들이다. 류현진은 “코치님과 선배들이 해주는 한마디 한마디가 어려움을 헤쳐나가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얘기한다. 류현진이 선배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공격적으로 던져라. 그리고 아프지 마라!”

○석민이형한테 슬라이더 배웠죠

“형! 슬라이더는 어떻게 던져요?”,“깊게 잡고 직구처럼 던져.”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류현진은 새로운 슬라이더를 집중 훈련할 계획이다. KIA 윤석민표 슬라이더다. 류현진은 빠른공과 커브,체인지업 만큼 슬라이더에는 자신감을 갖고 있지 못했다. 그냥 던지는 수준이라고 했다. 그래서 과감하게 자신의 슬라이더를 버리고 지난 겨울 논산훈련소 기초 군사훈련때 윤석민에게 슬라이더 던지는 법을 물었다. 좀더 완벽한 투구를 하기 위한 선택.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슬라이더가 좋아지면 한일전 등판 가능성도 높아지고 미국에 진출해서도 훨씬 나은 피칭을 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류현진은 2010년이 팀과 자신에게 모두 중요하다며 “신인같은 마음으로 좀 더 집중해서 던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최하위 한화는 올해 투타에서 더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에이스 류현진은 과연 어떤 성적을 올릴 수 있을까? ‘괴물’ 류현진의 2010년이 주목된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