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부담 뚫고 밴쿠버金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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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9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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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 미디어데이

쇼트트랙 남녀 국가대표팀이 28일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다짐하는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태릉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쇼트트랙 남녀 국가대표팀이 28일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다짐하는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태릉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요즘 피겨스케이팅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쇼트트랙 인기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역시 동계올림픽에서는 쇼트트랙이 최고라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곽윤기(20)가 입을 열자 장내는 웃음바다가 됐다. 하지만 선수들은 웃지 않았다. 오히려 더 초롱초롱하게 눈을 빛냈다. 28일 태릉선수촌 국제빙상경기장에서 열린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미디어데이. 김기훈(42) 감독이 이끄는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각오는 얼음판 위에서도 뜨겁게 불타올랐다.

훈련은 오전 6시에 시작돼 오후 6시에야 끝난다. 올림픽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데다, 3·4차 월드컵에서 부진한 탓에 훈련 강도가 더 세졌다. 김 감독은 “3·4차 대회에서는 피로도 쌓여있었고 감기나 부상에 시달리는 선수들이 많았다”면서 “남녀 모두 체력보강이 가장 중요하다. 웨이트트레이닝을 비롯한 체력훈련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첫째가 심판판정.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금메달을 눈앞에서 뺏긴 전력이 있어서다. 특히 이번에는 캐나다 선수들과 메달 다툼을 벌여야 한다.

김 감독은 “경쟁자들보다 더 노력해서 월등한 실력을 보여주는 게 모범답안이다. 몸싸움에서도 이길 수 있는 체력을 기르는 게, 그래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선수들에게는 ‘부담감’이 최고의 적. 4년 전 토리노에서 금메달 8개 중 6개를 휩쓸었기에 더 그렇다.

곽윤기는 “매번 금메달을 따다보니 이제는 ‘본전’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씁쓸해 했고, 여자대표팀 최고참 김민정(24)은 “계주 5연패를 달성해야 한다는 생각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많이 힘들다”고 털어놨다. 게다가 여자팀은 세계 최강으로 성장한 중국의 벽을 넘어야 한다.

최광복(35) 여자대표팀 코치는 “모든 게임의 적수는 중국이다. 중국의 팀플레이를 방어하기 위해 미국·캐나다 선수를 이용해야 하는 입장”이라면서 “냉정하게 말해서, 500m는 메달권 진입이 힘들다. 가장 (메달에)근접한 건 계주”라고 진단했다.

그렇다고 ‘포기’한 건 아니다. 숱한 좌절 끝에 대표선발전을 1위로 통과한 조해리(23)는 “올림픽이라는 무대에 꼭 한번이라도 서기를 간절히 원했다. 지금은 이렇게 힘들어도, 좋은 결과를 얻고 행복해하는 우리를 생각하면서 서로 응원하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내년 2월3일 캐나다 캘거리로 현지 적응훈련을 떠난 뒤 올림픽 개막에 맞춰 밴쿠버에 입성할 예정이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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