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20바퀴 돌은 김연아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3일 2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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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여왕' 김연아(19·고려대)는 제대로 된 해외여행을 한 적이 없다. 하지만 그의 여권에는 수많은 출입국 도장이 찍혀있다. 요즘은 여권 2개를 붙여서 사용한다. 그가 2004년 주니어로 데뷔한 뒤 방문한 도시는 15개국, 20개 도시에 이른다.

피겨 위해 지구 20바퀴를 돌다

김연아는 2004년부터 한 차례 국내에서 열린 대회를 제외하고 22개 대회를 해외에서 치렀다. 유럽과 북미, 동아시아가 대부분이었다. 프랑스 파리와 일본 도쿄, 중국 하얼빈은 2 번씩 방문했다.

국제대회 이외의 이동도 적지 않다. 전지훈련지가 캐나다 토론토이기 때문이다. 학업이나 아이스쇼 등 각종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과 캐나다를 수차례 오가야 한다.

김연아가 지금까지 이동한 비행거리만 해도 약 80만km에 이른다. 지구 둘레(4만 75km)를 20바퀴나 돈 셈이다. 서울~부산(약 400km)을 1000번 왕복한 것과 맞먹는다.

김연아가 해외 원정에 나설 때 이동거리는 대부분 1만km가 넘는다.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 관계자는 "이제 김연아에게 있어 비행기 이동은 생활의 일부이다"고 전했다.

피로 줄이려 일반석에서 일등석으로

김연아는 주니어 초창기에는 비행기 일반석을 탔다. 유난히 팔다리가 긴 그는 장시간 비행 후 피로를 호소했다. 다행히 김연아는 2007년부터 한 항공사의 후원으로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올해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뒤부터는 일등석을 탄다. 대기업 총수가 주로 앉는 자리여서 옆자리를 비워 둬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김연아는 비행기에서 음악을 듣거나 창밖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고 했다. 하지만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역시 피겨.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잠을 청한다. 김연아는 "아직 나이가 어려 시차 적응이나 비행기 이동에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누구라도 잦은 비행기 이동은 일반석이든 일등석이든 고역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김연아는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은퇴할 때까지 자신이 감내해야 할 숙명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도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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