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면 강해지는 여자 서·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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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1일 07시 00분


가을 그린 펄펄나는 두가지 이유“동계훈련 효과 뒤늦게 나타나” 마음 비운 플레이도 우승 한몫

18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장에서 끝난 하이트컵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시즌 3승이자 개인통산 9승을 거둔 서희경이 5번홀에서 파세이브를 한 뒤 갤러리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 | KLPGA
18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장에서 끝난 하이트컵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시즌 3승이자 개인통산 9승을 거둔 서희경이 5번홀에서 파세이브를 한 뒤 갤러리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 | KLPGA
서희경(23·하이트)이 18일 올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컵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본격적인 가을 사냥에 나섰다.

‘가을 여자’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서희경은 가을 시즌에 유독 강하다. 그는 지난해 8월 말 열린 하이원컵을 시작으로 KB국민은행스타투어3차, 빈하이오픈까지 내리 3연승을 거두며 박세리, 김미현이 세웠던 3주 연속 우승 타이기록을 작성했다. 10월에는 가비아인터불고마스터스에서 승수를 추가했고, 11월에는 세인트포 레이디즈 마스터즈와 시즌 최종전인 ADT캡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하반기에만 무려 6승을 쓸어 담았다. 6승 중 막바지 3개 대회는 모두 최종일에 역전 우승을 차지했을 만큼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올 시즌 서희경은 4월과 5월에 열린 롯데마트 여자오픈과 한국여자오픈에서 잇달아 우승하며 일찌감치 2승을 기록해 무난하게 상금왕 자리를 예약하는 듯했다. 하지만 5월 중순 이후 8월 말까지 열린 5개 대회에서 한 차례 톱10진입에 그치며 고전하는 사이 4승을 거둔 유소연(19·하이마트)에게 상금 랭킹과 대상 포인트 1위 자리를 내줬다.

상금액은 2억여원 차이로 벌어졌고 서희경 스스로도 “상금왕에 대한 욕심은 버렸다”고 말 할 만큼 역전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마음을 비우자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하이트컵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상금 1억2000여만 원을 추가한 서희경은 4억8600만 원의 상금으로 유소연의 5억2600만 원을 4000만 원 차로 따라붙었다.

대상 포인트 부문에서도 메이저대회에서 2승을 차지하며 224점을 획득해 2위 안선주(179점)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그렇다면 서희경이 항상 하반기에 더 좋은 성적을 거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버지 서용환 씨는 “주니어 때부터 상반기보다는 항상 하반기에 좋은 성적을 내곤 했다. 동계 훈련의 결과가 조금 늦게 나타나는 스타일인 것 같다. 다른 선수들은 동계훈련을 다녀오면 초반에 바로 효과가 나타나곤 하는데 희경이의 경우 상반기가 지나야 컨디션이 더 좋아지고 밸런스가 잘 맞는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체중을 5kg이나 늘리며 탄탄한 몸을 만들었다.

서희경은 ‘마음을 비운 것도 좋은 성적을 거둔 원동력’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우승이 없을 때도 우승 욕심을 버리자 하반기에 좋은 결과가 나타났다. 올 시즌에는 상반기 2승 이후 우승이 없어 힘들어했는데, 하반기 들어 우승 욕심을 줄이고 편안하게 플레이하면서 성적이 좋아지기 시작했고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제 남은 대회는 4개. 그중 1억원의 우승 상금이 걸린 KB국민은행 스타투어 그랜드파이널과 2억여원의 상금이 걸린 LPGA 하나은행·코오롱 챔피언십이 상금왕 경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과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서희경이 시즌 4승으로 앞서나간 유소연을 따라잡고 상금과 대상, 다승왕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지. 두 선수의 불꽃 튀는 샷 대결은 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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