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 열린 스포츠] 프로야구 낮경기 중계의 득과 실

  • 입력 2009년 9월 15일 0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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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프로야구는 오후 1시30분 KIA-두산전을 필두로, 오후 2시에 삼성-롯데전과 히어로즈-한화전 등 3경기가 모두 낮경기로 편성되었다. 이유는 공중파 중계 때문이다. 공중파 중계라는 명분은 이해하지만 현장을 직접 찾은 팬들은 불편하고, 관중동원도 기대치에 비해서는 저조할 수밖에 없었다.

인기스포츠의 중계방송 범위는 전 세계 모든 리그가 안고 있는 숙제다. 즉 동전의 양면처럼 일장일단이 있다. 미국 스포츠에서도 오랜 기간 고민했지만 확실한 정답을 찾고 있지는 못하다. 화두는 단순하다. 중계가 저변확대와 흥행에 도움이 되느냐다.

일단 MLB는 정규리그 경기는 케이블 중계로 전환된지 오래다. 매일 열리고 경기시간이 3시간이나 되는 야구는 시청률을 고려할 때, 케이블이 ‘맞다’는 결론 아닌 결론이다. 즉 구단이 원해서가 아니라 방송국이 내린 결정이다.

반면 연간 팀당 16경기 밖에 없는 NFL은 경기의 희소성으로 공중파 중계가 주를 차지하고 있다. 대학 농구는 기본적으로 지역방송국에서 생중계를 담당하는데, 특히 만원관중이 예상되는 경기는 무조건 편성하는 경향이 강하다. 단지 대학농구도 너무 많이 중계하면 팬들이 경기장을 찾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원정경기는 몰라도 홈경기는 중계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때그때 달라요’이다.

올 시즌 한국프로축구는 케이블에서 마저도 외면한 관계로 팬들의 아우성뿐만 아니라, 흥행에도 악재임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프로야구는 어떤가. 필자가 보기에는 다른 리그와 비교했을 때 한국프로야구의 중계구조가 나름대로는 ‘이상적’으로 보인다. 정규리그의 거의 모든 경기를 케이블로 중계해주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현장과 학계의 오랜 고민이었던 ‘중계가 관중동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해법이 보이기 시작한 때문이다.

프로야구의 경우, 팬의 확보와 저변구축을 위해 일단 중계는 필요하다. 그러나 정규리그는 케이블로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물론 시간변경 없이 공중파가 중계한다면 마다할 이유는 전혀 없지만, 주말 경기시간을 바꾸면서까지 공중파 중계에 집착할 필요성은 못 느낀다.

케이블이 각 가정마다 거의 들어오는 상황에서 공중파의 주말 낮경기 중계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 프로야구의 정규시즌은 국민적 이벤트도 아니고, 일상인 관계로 현장을 찾는 팬들에게 불편을 겪게 하는 것은 더 이상 예의가 아니다. 또한 중계가 너무 발전하면, 팬들은 집에 앉아서 편하게 시청하기를 원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프로야구처럼 경기장 시설이 ‘엉망’일 경우 충분히 가능성있는 이야기다. 현장보다 집이 편할 수도 있다.

서두에 제기한 것처럼, 중계가 흥행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기는 어렵다. 단지 현 단계에서는 정규리그의 모든 경기는 케이블이 맡고, 포스트시즌이나 확실히 만원이 예상되는 경기는 공중파에서 담당하는 것이 최적의 시스템으로 판단된다.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현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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