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결점’ 꿈의 장타?… ㅁㅁ을 키워라

  • 입력 2009년 9월 15일 0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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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 최경주는 2002년 PGA 투어를 통해 한국 남자골프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확인시켰다. 1999년 말 퀄리파잉스쿨을 아슬아슬하게 통과, 2000년 미국 프로골프 무대에 정식 데뷔한 그는 2002년 콤팩트클래식에서 마침내 정상에 오르며 국민들의 가슴을 뿌듯하게 했다. 1998년 LPGA 투어에서 박세리가 한국 선수로서 첫 우승 소식을 전한 지 4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그로부터 7년을 기다려 동양인 최초로 PGA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골프 영웅 타이거 우즈에 맞서 역전 우승의 드라마를 연출해 세계를 놀라게 한 선수는 다름 아닌 한국의 양용은이었다. 이들 골퍼들의 도전과 개척, 그리고 마침내 이뤄낸 성공 스토리는 후배들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그렇다면 이들처럼 골프를 잘 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들이 필요할까. 아울러 어떤 훈련을 해야만 세계 정상의 골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이번 주 ‘스포츠 &사이언스’에서는 골프를 잘 하기 위한 조건들을 살펴본다.

한국 남자 골프를 대표하는 최경주와 양용은은 의외로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섬에서 태어났으며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골프장 일을 하며 어께너머로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다.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정도 사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흥미있는 공통점이 또 있다. 바로 골프를 하기 전에 다른 운동을 했다는 사실이다. 최경주는 중학교 시절 역도 선수로 소년체전에 출전한 경험이 있다. 단단한 하체는 골프에서 여러모로 유리하다. 양용은은 고등학교 시절 보디빌딩을 해 누구보다 탄탄한 근육을 자랑하고 있다. 둘은 모두 골프를 시작하기 전에 다른 선수보다 튼튼한 근력을 소유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들의 성공 스토리를 읽어보면 이런 강한 근력과 파워 덕분에 간결하면서도 강력한 스윙을 할 수 있게 됐고, 이러한 스윙에서 나오는 정확한 장타를 무기로 거구의 서양 선수들과 우승을 겨룰 수 있는 기량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은 체격을 가진 동양 선수들이 신장과 파워가 뛰어난 서양 선수들과 골프 경기를 할 때 항상 고민하는 것은 간단하다. 장타를 정확하게 쳐서 적은 타수로 공을 그린에 올리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체격이 작은 한국 선수들이 이러한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서양 선수들보다 월등히 뛰어난 근력과 파워를 발달시켜야한다.

물론 이들 선수의 성공 이유를 근력 하나만으로 설명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타고난 운동 감각, 성실성, 끈기와 의지력 등 다른 선수들과 차별되는 요소들이 많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에게 근력 트레이닝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이러한 주장을 좀 더 이해하려면 LPGA에서 성공한 한국 여자골퍼들의 체격을 관찰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골퍼로 성공을 바란다면 근력 훈련은 필수

골프 선수들의 근력 트레이닝은 4단계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적응 훈련, 최대 근력 훈련, 순발력(파워) 전환 훈련, 유지 훈련의 4단계를 1년에 1∼2회 정도 반복한다. 이러한 진행단계는 파워를 필요로 하는 선수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적응 훈련은 다음에 이루어지는 최대근력 훈련을 대비하기 위한 단계로서 전신의 큰 근육들을 천천히 고르게 발달시키면서 관절 조직, 뼈와 근육의 연결 조직 등을 튼튼하게 하는 근력 훈련 단계이다.

최대 근력의 30∼60%% 정도로 가벼운 중량이나 자신의 체중을 이용해 근력 훈련을 한다. 골프 기술과 관계없이 배, 등, 다리, 어깨, 팔 등의 주요 근육들을 고르게 단련해야 한다. 어린 선수들은 고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이 단계의 근력 훈련을 충실하게 해야 한다. 고등학교 이후의 선수들은 이 단계의 훈련을 3∼5주 정도 하고 최대근력 훈련을 한다.

최대근력 훈련은 골프 경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근육들을 골라 3∼5가지 운동을 통해 집중적으로 발달시키는 단계이다. 최대근력을 향상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순발력 향상이 어렵기 때문에 최대근력 훈련이 잘 이루어져야 골프에 필요한 순발력을 효과적으로 기를 수 있다. 최대 근력의 85∼100%% 정도의 무게를 사용하는 웨이트트레이닝이 효과적이다. 3∼8세트씩 주 3회의 빈도로 8∼9주 정도 해야 효과가 있다.

순발력 전환 훈련은 실제 골프 동작을 이용해 골프에 필요한 순발력을 향상시키는 훈련 단계이다. 순발력 훈련에서 중요한 것은 동작의 속도를 최대로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느린 속도의 훈련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4∼5주 정도의 훈련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마지막 단계는 유지 훈련으로서 최대근력 훈련과 순발력 전환 훈련을 일주일에 한번 정도씩 하는 것으로 족하다.

어떤 스포츠든지 그 스포츠에 필요한 정도의 근력보다 훨씬 강한 근력을 가지고 있으면 동작이 부드럽고 정확해진다. 이렇게 여유로운 근력을 근력 예비량이라고 한다. 어릴 때부터 근력 운동을 체계적으로 하지 않으면 근력 향상에 한계가 있다. 뿐만 아니라 기술이 완전히 형성된 성인기 이후에 근력 향상에 집중하면 근력과 기술을 조화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따라서 뛰어난 골퍼가 되려면 적어도 사춘기부터는 근력 훈련을 체계적으로 해서 성인이 되기 전에 근력과 함께 기술의 완성도에 근접해 가야 할 것이다.

정동식 KISS 책임연구원

정리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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